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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치 Apr 07. 2021

베이킹 소다를 이제야 알게 되다니

 요리를 자주 하는 편이다. 배달음식도 좋아하지만 직접 재료를 사서 해 먹는 게 훨씬 저렴하고 또 재미도 있다. 그 덕에 나름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 같다. 요리만큼 중요한 것은 설거지다. 쌓여 있는 설거지는 나도 모르는 사이 악취를 유발하고 초대하지 않은 벌레가 꼬이기 시작한다. 그래서 설거지는 웬만하면 미루지 않고 그때그때 하려 한다. 달라붙은 치즈나 굳은 양념들과 사투를 벌이기 싫다면 최대한 빨리 물에 담그는 것이 좋다. 특히 따뜻한 물일수록 그릇에 있던 찌꺼기들이 잘 떨어진다. 이렇게 웬만한 설거지는 다 자신 있지만 기름으로 범벅 된 프라이팬은 늘 난감했다. 다른 그릇에 프라이팬의 기름이 옮겨가면 안 되기 때문에 항상 맨 마지막 순서였다. 키친타월로 기름을 닦고 맨 마지막에 따뜻한 물로 최대한 빨리 닦는다고 해서 기름은 완벽하게 없어지지 않았다. 고무장갑마저 미끈거리기 일쑤였다. 늘 고민거리였다.


 요즘은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자취 관련 콘텐츠들이 많아졌다. 자신의 자취 노하우를 공유하는 콘텐츠를 볼 때마다 감탄한다. 세상 사람들이 얼마나 똑똑하게 자취를 하는지 느낀다. 그곳에서 내 고민거리도 해결했는데 바로 ‘베이킹소다’다. 글쓴이는 기름진 프라이팬에 베이킹소다를 뿌려 놓고 장시간 기다리라고 했다. 식사하기 전에 뿌려놓으면 먹는 동안 기다리면 되니 그때 뿌리는 것을 추천했다. 식사를 마치고 베이킹소다가 뿌려진 프라이팬을 따뜻한 물에 씻으면 기름에 뭉쳐진 베이킹소다 가루 덩어리들이 눈 녹 듯이 사라진다고 했다. 그날 저녁, 누군지 모를 글쓴이에게 홀로 허리 굽혀 감사 인사를 전했다.


 또 하나 나를 바꿔주게 한 내용은 ‘세제’다. 주방세제는 화학 원료로 인해 물에 그래도 씻겨 나가는 게 아니라 그릇에 남아있기 때문에 우리 몸에 자연스럽게 들어간다. 물론, 인체에 무해하다고는 하지만 영 찝찝했다. 지구도 나와 마찬가지 일 것이다. 그래서 식물성으로 된 천연주방세제를 찾았고 생각보다 가격은 저렴했다. 요리를 자주 하는 만큼 설거지도 잦기 때문에 비록 아직은 세제 하나에 변화를 줬지만 앞으로 더 많은 변화를 시도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베이킹소다와 천연 세제를 쓴 덕분에 설거지를 끝낸 뒤의 개운함이 더 커졌다. 어차피 해야 하는 설거지, 이왕이면 개운하게 끝내는 게 좋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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