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따금. 예고도 없이.
깜빡이도 안 켜고 나의 일상으로 훅 들이닥치는 애증의 스행님(스트레스 행님).
만병의 근원인 스행님 오실 때면
진통제 사러 약국에 갈 일이 아니라 부엌으로 달려가야 한다.
싱크대 열어 커다란 양푼이 하나 꺼내,
밥솥에 남은 밥 싹싹 긁어 담고
이거 저거 반찬 덜어 넣고
달걀 두 알 후다닥 튀겨 넣고
새빨간 고추장 한 숟갈 푹 떠서
참기름 한 바퀴 휙 둘러 쓱-쓱 비벼
양 볼이 터질 만큼 한 입 가득 채워 넣고
우물우물거리노라면.
어느새.
기세등등히 활개 치던 스행님은 온데간데 자취를 감추고 없다.
단발머리 여중생 시절부터 서른이 훌쩍 넘은 지금까지
요긴하게 써먹고 있는 나만의 스행님 특효 처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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