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이 인도에서 김장! 하니까 의아해하시는 한국분 많이 계실 겁니다. 겨울에 영하로 내려가는 것도 아닌데...
인도에서는 긴 여름을 위해서 지금 김장을 한답니다. 여름철 배추는 벵갈루루에서 비행기 타고 모셔 온다고 하지만 케미컬 냄새가 납니다. 비싼 한국 고춧가루 넣어서 만든 김치가 냄새가 나서 못 먹게 되는 일을 많이 겪었습니다. 사러 간 시간과 노력, 정성이 아깝지요.
물론 여름철에는 오이김치, 부추김치 정도 해서 먹습니다. 가끔 캐비지(양배추) 김치도 하는데 이것도 여름에는 빡세서 맛이 별로예요.
그러다 보니 겨울철에 신선하고 저렴한 배추로 김치냉장고를 채워놓는 것이 인도의 김장이랍니다.
팁을 몇 가지 드리려고 합니다.
1. 배추는 1월 초에서 중순 사이가 제일 적당합니다. 가격과 신선도면에서요.(INA마켓 배추 1킬로 30루피 내외) 2. 찹쌀풀 대신에 감자를 이용해 보세요. 국물이 시원해집니다. 저 이번에 배추 40킬로 하는데 감자 10개를 잘라서 끓여서 만들었답니다. 3. 우리나라 갓과 인도의 쌀쏘(머스터드 잎)의 차이를 잘 모르겠어요. 같은 것 같은데요... 쌀쏘는 저렴한데 갓은 시장에서 비싸게 팔더라고요... 잘 모르니 시장에서 갓 한단 사서 넣었습니다. 겨울철 김치에 갓을 넣으면 시원합니다. 4. 미원이나 설탕등은 넣지 말고 액젓만 넣어도 감칠맛 납니다. 니끼한 맛이 없어요. (태국 오이스터 브랜드의 피쉬소스) 5. 소금은 타타 소금 등 고운 소금을 이용해도 됩니다. 천일염 비싸잖아요? 소금물을 짭짭하게 타서 반으로 가르고 가운데를 약간 칼집 낸 배추를 절입니다. 1시간에서 두 시간 뒤 위아래로 바꿔줍니다. 세 시간이 지나면 배추가 부드러워지지요. 칼집 난 부분을 가르고 약간의 소금을 잡아서 배추 머리 부분에 살살 소금을 뿌립니다. 찹찹하게 배추를 쌓아서 남은 소금물을 부어줍니다. 서너 시간 뒤 위, 아래로 바꿔줍니다. 6. 절임배추가 좀 뻣뻣한 것 같으면 양념을 좀 세게 하고 너무 절여졌으면 심심하게 간을 맞춥니다. 삼투압 작용을 하기에 몇 년 담다 보면 요령이 생깁니다. 대체로 짭짭하다 싶을 정도의 맛이 익으면 좋더라고요. 심심하면 김치가 물러집니다. 이때도 소금이나 액젓을 부어서 두면 도로 탱탱해지더라고요.
7. 고춧가루는 한국 것 무척 비싸고 귀합니다. 인도 빨간 고추를 몇 개 사서 양념과 같이 갑니다. 또한 인도산 고춧가루도 약간 섞으면 마법의 매운맛으로 변신합니다. 아이들이 있는 가정은 한국산 고춧가루만 이용하세요. 인도산 고추는 뒷맛이 너무 칼칼합니다. 8. 조선무가 킬로에 60루피 해서 전 인도산 긴무를 5킬로 사서 넣었습니다. 킬로에 15-20루피 합니다. 인도 무가 물이 많아서 나름 괜찮습니다. 툭툭 잘라서 김치 사이에 넣어두고 익으면 맛있습니다. 9. 이 년 전에 Fresh to Home에서 멸치를 1킬로 사둔 것을 멸치 젓갈을 만들어 놓았어요. 그냥 깨끗이 씻어서 소금을 많이 뿌려둔 것이랍니다. 겨울철에 바깥에서 한 달간 숙성시키고 다음엔 냉장고에 넣어두었는데 이상하게 멸치가 뭉그러지거나 부드러워지지 않더라고요. 가끔 김치 만들 때 쓰다 남은 것 300그램 정도를 액젓과 같이 갈아서 넣었습니다. 10. 양념을 미리 만들어서 고춧가루를 넣어 숙성시켜 놓으니 색깔도 곱고 맛도 더 있습니다. 11. 다 만든 김치는 하루정도 밖에 놔두었다가 김치 냉장고에 넣도록 합니다. 만들자마자 넣어두니 숙성될 기회가 없어서인지 맛이 별로랍니다. 그렇게 해두면 올해 말까지 끄떡없습니다. 그전에 다 먹겠지만요. 12. 배추를 사두면 요긴하게 반찬거리로 이용할 것이 많아집니다. 김장김치와 수육, 배춧국, 배추전, 생배추 속대 먹기 등 13. 무청이 참 좋더라고요.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5분 정도 삶아서 약간은 우거지국을 만들고 나머지는 시래기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옷걸이에 척척 걸어서 그늘에 놓아둡니다. 시장에서 가져온 깨끗한 배추 겉껍질은 마찬가지로 삶아서 채에 받혀 두었다가 짜지 않고 적당량으로 담아서 냉동고에 넣어 두었습니다. 이것도 말려서 시래기로 만들어 놓기도 합니다. 13. 고춧가루가 적다고요... 백김치도 있는데요, 뭐. 빨갛지 않아도 일단 숙성하면 심심하니 맛있습니다. 14. 요즘 양배추가 참 연하니 달고 맛있습니다. 여유가 되면 양배추 김치 담아도 별미예요. 15. 마찬가지로 갓김치, 부추김치, 파김치도 담아놓으면 맛있는 별미 김치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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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네식구일적에는 두세 번 시장에 다녀와서 100킬로 정도씩 김장을 했지요. 김치통 8개를 담아놓고 뿌듯해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제는 반으로 줄어 50킬로 내외를 담습니다.
배추를 45킬로 샀는데 세 통은 신문지로 싸서 두었어요. 열흘 정도 다양한 반찬을 만들어 먹을 수 있습니다. 다음은 대략 들어간 재료입니다.
40킬로 배추, 5킬로 무(무청 빼면 3킬로), 각각 1킬로에서 1.5킬로 정도의 파, 갓, 마늘, 반 킬로 부추, 200그램 생강, 감자 중 사이즈 10개, 양파 10개, 붉은 고추 생것 6개와 마른 케시미르 산 고추 100그램 정도(한국산 고춧가루를 적게 사용하려고... ), 한국산 고춧가루 400-500그램, 멸치 젓갈 300그램과 액젓 1리터, 타타 소금 1.5 킬로 등을 사용하여 김치냉장고 김치통 3개 분량이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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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에 시장 다녀왔는데 그날 오후 고아 다녀온 로미가 방문하였고 물이 하루 동안 안 나왔기에 본격적으로 김장은 토요일 새벽부터 시작해서 어제 일요일 12시 정도에 다 마쳤습니다. 매년 김장하다 보니 일사천리로 하게 됩니다. 허리는 좀 아프지요... 점심 먹고 따뜻한 침대에서 뒹굴거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