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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chang 강연아 Jun 20. 2020

여주차 만들기, 고야차

 당뇨에 짱,  코로나 이기려면 뜨거운 차를!

여주라면 제 소싯적 집 앞마당에 등나무와 함께 심겨져서 가을이 왔음을 알리던 예쁜 요술 방망이였습니다.

봄 되면 등나무의 향기가 진동을 하고 가을이 되면 빨간 호박과 오렌지색 여주가 열려서 참 아름다웠지요. 그런데 이런 예쁜 먹음직스러운 여주를 아버지께선 먹으면 죽는다고 못 먹게 하셨어요... 대신 붉은 호박과 여주를 따다가 주변에 나눠주시고 봄까지 테이블 위를 장식하는 용도로 썼습니다... 나이 드니 옛날 생각이 새록새록 납니다ㅡ

인도에 와서 여주를 먹는다는 것과 이 여주가 먹어보니 몹시 쓰다는 것,  또한 몸에 그렇게 좋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당뇨와 동맥경화 등 현대 성인병에 특효가 있다고 합니다. 여성 피부미용에도 좋다네요.ㅎ 인도의 식물과 야채 종류는 많기도 하거니와 보약이 되는 것도 많네요!

쓴맛을 제거하려면 반으로 갈라서 썰은 다음 소금을 뿌린 후 좀 두었다가 씻어서 볶음 요리하니 좀 낫습니다만 그래도 좀 쓴맛이 납니다. 뭐 몸에 좋다니... 하면서 마켓 가면 꼭 한, 두 개는 집어오는데 잘 안 먹게 되어 그나마 버리는 일도 있습니다.

* 쉽게 여주와 친해지는 방법 소개합니다.

어느 날 지인의 집에서 고야차라고 이름도 우아한 차를 대접받았는데 바로 여주로 만든 차였습니다.
우엉차나 둥굴레, 치커리 차와 비슷하게 구수해서 목 넘김에 부담감이 없었습니다. 일본에서는 고야차라고 가마솥에 여러 번 덖어서 만든다고 합니다.

인도에서는 일 년 내내 마켓에서 볼 수 있는데 특히 이맘때부터 여주가 많이 나오고 저렴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요즘 볼 수 있는 여주는 무척 크던데 차를 만들 때는 좀 작은 사이즈로 골라서  만드는 것이 씨도 별로 없어서 좋습니다. 푸른색 작은 것을 이용하는 것이 썰기에도 좋습니다.

* 만드는 법 알립니다.

1. 여주 1킬로 작은 것으로 준비합니다.
2. 깨끗하게 씻습니다. 소금물이나 식초물로 담가 놓았다가 씻으면 농약 등이 제거되겠지요.
3. 겉에 물기를 말렸다가 0.3-0.5센티 두께로 썰어 놓습니다. 씨앗은 털어서 없이 합니다. 양끝은 많이 쓰니까 버리세요.

4. 햇볕이 강할적에 채반에 널어서 이틀 정도면 마릅니다. 약간 덜 말라도 괜찮습니다.
5. 두터운 팬이나 냄비에 처음에는 불을 세게 했다가 타지 않게 불을 약하게 조절해서 볶습니다. 이 과정을 여러 번 한다고 되어 있는데 저는 한번 볶고 몇 시간 후 한번 더 볶습니다. 색깔이 노릇노릇한 것이 구수한 향이 진동합니다. 한번 더 덖으면 구수함이 배가 됩니다.(세번정도)
6. 밀폐용기에 담아서 보관합니다.

* 먹는 법:

끓는 물 한 컵에 3-4개씩 넣어 잠시 후 마십니다. 그렇게 물을 넣어 두, 세 번 정도 더 마실수 있습니다. 아니면 물 1리터에 4-5개 넣어서 끓여서 음용합니다.

****

오래전 아이들 방학을 맞아 한국을 가야 했는데 구루가운 릴라 호텔에서 숙박을 했어요. 담당자가 어린아이 둘이 있으니 특별하게 스위트 룸을 주더라고요... 가보니 주방시설도 있고 큰 거실에 화장실이 두 개, TV도 두 군데 있어서 두 아들이 참 좋아했습니다.


그 와중에 저는 주부촉이 발동해서 옆의 빅 바자에 들러 여주를 1킬로 사서 시원한 곳에서 두 군데 프라이팬과 큰 냄비에다가 생 여주를 부지런히 덖어서 고야차를 만들었답니다. 부모님께 가져다 드리고 뿌듯해했던 기억이 납니다. 사실 집에서 고야차 만들려면 45도를 오르내리는 더위에 불앞에서 몇시간 씨름해야 합니다. 온몸에 땀띠가 날 때도 있습니다.

그래도 여름에 서울 갈 때면 이젠 사갈 물건도 마땅치 않아서 여주차를 만들어 갑니다. 정성만땅!이거든요.


또한 이제는 저희 부부도 나이도 있어서 당뇨를 조심해야 하고 요즘처럼 코로나 때문에 따신 물을 많이 먹어야 되는 시점에 여주차를 끓여서 항시 마십니다.

여러분들도 몸에 좋은 여주차, 만들어보세요.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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