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왕산 둘레길 종주(7.3~8.27)
한여름이 시작되는 2023.7.3(월)에 아침을 먹고 산행을 나섰다.
그동안 안산 둘레길은 여러 번 다녀왔던 터라 눈을 돌려 인왕산 둘레길을 정복하려고 생각 중이었는데 총 8.4Km로 대략 6시간 정도면 완주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도 있었다.
아침 09:30에 집을 나서 홍제방향으로 방향을 잡았고 무궁화동산-청련사-개미마을을 거쳐 진행했는데 정오가 될수록 날씨는 점점 더워지고 둘레길 대부분이 여름 수풀로 우거져 제대로 나아가기 어려웠다.
설상가상, 귓가를 맴도는 날파리, 모기에 신경도 많이 쓰였는데, 높은 언덕길을 넘어 세검정로와 홍지문 갈림길까지 가서는 어느 곳으로 가야 하는지 길을 잃게 되었다.
나중에 안 바로는 그쯤에서 인왕산 정상으로 향하는 산행코스를 타고 한참을 올라오다 윤동주 문학관으로 내려와야 하는데 초행 산길을 홀로 헤쳐가야 하는 나로서는 길을 잃고 기진맥진할 수밖에 없었다.
정말 포기하고 싶지 않은 도전이었으나 힘도 빠지고 어디로 갈지 모르는 상황에 도달하니 더 이상 옵션이 없었고 어쩔 수 없이 이런저런 고민 끝에 문여사한데 데리러 와줄 수 있는지 전화를 걸었는데 한방에 거절당하고, '거기가 어딘 줄 알고 갔느냐? 어서 택시를 불러 집으로 복귀하라'는 불호령만 들었다.
어찌할 수 없어 콜을 했고 멀리서 달려온 택시에 땀나는 몸을 얹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인왕산 둘레길을 혼자서 완주하려고 했던 시도는 아쉽게도 그렇게 마무리되었다.
장마철이 어느 정도 지나고 난 후인 2023.8.27(일) 문여사와 인왕산 둘레길 완주라는 복수산행을 나서게 되었다.
수풀이 우거졌던 7월 초와 달리 이미 많은 산객들이 다녀서인지 길도 평이해졌고 든든한 전문가가 함께 하니 힘도 들지 않았다.
지난번 길을 잃은 곳에서 인왕산 정상을 향해 산길을 타고 올라가다 윤동주문학관 방향으로 내려오니 어느덧 점심시간을 넘긴 시간이어, 오랜만에 '토속촌 삼계탕'에 들러 몸보신을 하려 했지만 이미 중국관광객으로 일대가 가득 차 발도 들이지도 못하고 사직터널을 거쳐 집으로 복귀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