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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파치 Jul 27. 2019

'4차 산업혁명의 길목에서 외식창업을 디자인하라' 2탄

햄버거도 먹고 돈도 버는 소셜 레스토랑



2010년 뉴욕 맨해튼의 286 Madison Avenue와 40th Street에 신선하고 맛있으며 영양가 높은 재료로 만든 패스트푸드를 고객에게 제공하겠다는 드정킹(De-Junking) 패스트푸드를 목표로 내세운 포 푸드(4 Food)라는 패스트푸드 햄버거 가게가 오픈했다. 포 푸드는 양방향 주문 시스템으로 고객은 자신만의 메뉴를 등록할 수 있으며 심지어 다른 사람이 자신이 만든 레시피의 햄버거를 주문하면 로열티를 받을 수 있는 소셜 네트워크(SNS) 방식을 접목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여러 패스트푸드와는 다르게 음식에 인공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 신선하면서 영양가도 높은 웰빙 햄버거 콘셉트를 추구한다.  그리고, 사업이 추구하는 콘셉트에 맞게 매장 인테리어도 재생이나 재활용이 가능한 천연 건축자재를 사용하고 친환경적인 요소들도 도입하였다. 매장 내에서는 탄소 배출량이나 전기사용을 줄일 수 있는 방안으로 햇빛을 최대한 활용 가능하도록 한 인테리어로 실내의 온도 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였다.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물속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재료로 음식을 만드는 친환경 시스템을 도입하는 노력도 기울였다. 건강과 환경까지 생각한 햄버거 매장 포 푸드는 더 나아가 고객 개개인이 좋아하는 재료를 직접 선택하여 자신만의 햄버거를 디자인할 수 있게 하였다.




햄버거 메뉴는 햄버거 패티의 가운데에 구멍을 내어 도넛 모양 같이 만들었다. 대부분의 일반적인 햄버거 패티가 전체적으로 납작하게 쇠고기 패티로 되어있지만 포 푸드의 햄버거 패티는 소고기, 양고기, 칠면조 고기 등 각종 고기 패티와 채식주의자인 베지테리언까지 배려한 야채 패티, 그리고 연어, 계란 패티까지 다양하게 구비하고 있다. 햄버거 디자인도 독특하긴 하지만 포 푸드가 내세우는 가장 큰 차별점은 고객 개인이 디자인한 햄버거를 본인 혼자만 즐기는 것이 아니라, 소셜화 시켜서 주변 친구나 지인, 동료들에게 널리 알릴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다. 친구나 가족, 주변 지인들 사이에서의 구전 효과가 실제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본인이 디자인한 햄버거를 다른 사람들이 사 먹을 때마다, 포 푸드에서는 해당 고객의 회원 계정으로 25센트씩의 적립금(credit)을 지급해 주며 햄버거 판매 수익을 공유한다. 이처럼 자신이 만든 햄버거의 판매 이익공유의 로열티 시스템을 통해 고객이 햄버거 판매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참여할 수 있도록 고객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포 푸드의 영업방식은 웹사이트에 햄버거 판매와 관련된 빌보드 차트(Build Board Chart)라는 것이 있다. 손님들이 만든 햄버거 중에서 가장 잘 팔리는 상위 리스트 10개의 햄버거를 보여준다. 햄버거의 빌보드 차트는 매장 내의 화면에서도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고 기존 메뉴판 대신에 보여지기도 하며 고객의 흥미를 유발한다. 그리고 오프라인 매장과 웹사이트를 통해서 상위 리스트 10개의 햄버거를 보여주는 것 외에도 페이스북 (Facebook)이나 트위터 (Twitter) 등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SNS)를 통해서 각 개개인이 디자인한 햄버거를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내가 디자인한 버거를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SNS) 상의 친구들에게 홍보하고 그들에게도 내가 디자인한 햄버거를 사 먹어 보도록 권유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러한 아이디어와 시스템을 통해 햄버거의 소비를 단순히 개인적인 소비 차원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소셜 차원으로 확대하고 확장시킴으로써 햄버거 소비를 하나의 SNS 게임처럼 만들어 냈다는 점이 포 푸드의 가장 독특한 점이라 할 수 있다.



이런 특징을 가진 포 푸드 햄버거의 주문 방법에는 세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웹사이트에서 원하는 재료를 선택한 뒤 매장에서 주문한 햄버거를 받는 방법과 두 번째는 직접 레스토랑에 방문하여 직원에게 주문하는 방법.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레스토랑 안의 테이블에 설치된 여러 대의 아이패드(iPad)를 통해 주문하는 방법이 있다. 이런 세 가지 주문방식을 통하여 고객은 햄버거를 주문할 때 자신이 원하는 패티를 고른 다음, 패티 가운데의 구멍을 또 다른 재료로 채울 수 있도록 하였다. 아보카도나 치즈, 감자, 시금치, 초밥까지 다양하게 넣어서 만들 수 있도록 하였으며 햄버거의 기본이 되는 양배추, 토마토, 양파 등을 고르고 햄버거를 고객이 스스로 디자인하여 다양한 햄버거가 나올 수 있도록 하였다. 이런 방식의 메뉴 주문시스템이라면 햄버거 가짓수가 상상을 초월할 만큼 많이 나올 것 같다.





또 하나 독특한 점은 매장이 커뮤니티 허브로 기능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는 점이다. 스탠딩 파티를 즐길 수 있는 홀처럼 생긴 넓은 공간이 있으며 계단식 좌석에서도 자유롭게 음식을 즐길 수 있도록 꾸며졌다. 매장 가운데에서는 커다란 액정을 통해 포 푸드의 트위터와 위치 기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일종인 포스퀘어(Foursquare) 화면을 보여주고 있는데 주문한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온라인 계정을 멘션(mention)하면 본인의 메시지가 화면에 뜨는 것을 보면서 실시간으로 참여할 수 있어 소셜 네트워킹을 온라인에서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으로 이끌어 내어 온-오프라인 커뮤니티 전략이 매장 설계에도 반영되어 있다. 이미 기존의 많은 기업이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의 중요성을 깨닫고 다양한 방식으로 비즈니스에 접목하고 있다. 특히 기업과 소비자 개개인 사이의 일대일 대화가 아니라 소비자끼리 연결시켜주는 일종의 허브로서의 기업 SNS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볼 때 소셜 쇼핑을 오프라인으로 끌어내어 햄버거를 게임처럼  판매하는 포 푸드의 비즈니스 모델은 흥미로운 편이다.



그러나 포 푸드는 4년간의 영업을 끝으로 문을 닫았다. 폐업을 한 내부적인 사정을 알 수는 없지만 이 혁신적으로 보였던 햄버거 가게의 비즈니스 모델에서 굳이 아쉬운 부분을 몇 가지 찾는다면, 온라인과 아이패드를 이용한 이런 주문방식은 식당 내에 키오스크(kiosk) 대신 아이패드를 도입했을 뿐, 다른 식당에서도 온라인/모바일 주문을 도입하고 있다는 점에서 크게 다를 바가 없고, 웹사이트에서 주문하고 매장에서 받는 방식은 오픈 초기 바로 지원을 하지 않았다.
또한, 앞서 얘기한 친환경 매장 시스템과 메뉴, 슬로 푸드(slow food) 개념도 트렌드를 선도하는 뉴욕에서 다른 많은 레스토랑과 별다른 차별성이 없어 보인다. 
그리고 가장 큰 부분은 매장이 맨해튼의 한 개 매장이 전부였던 것을 꼽을 수 있다. 소셜 레스토랑 비즈니스 모델의 성공 여부는 매장의 수와 지역 분포도, 매장마다 방문하는 고객 수가 상호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고객과의 이익공유 부분도 매장이 많은 프랜차이즈가 고객에게 와 닿는 부분에서도 더 크게 느껴졌을 것이고 사람들 간의 구전홍보 효과가 전국적인 매장을 통하여 실제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 또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내에서의 이슈도 그만큼 커질 것이다. 포 푸드 경영진은 매장의 추가 개설을 계획하고 있었지만, 매장을 확장하지는 못했다.
영업을 해나가며 매장을 확장하고 고객의 니즈를 반영하여 더 나은 방향으로 보완하고 만들어 갈 수도 있었겠지만 세계 트렌드의 각축장인 뉴욕에서 포 푸드의 비즈니스 모델이 원활하게 작동 못했을 수도 있다. 이러한 소셜 레스토랑 전략은 포 푸드와 같은 신생 사업체보다는 이미 전국적으로 많은 매장을 두고 있는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도입을 한다면 보다 효과적일 것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햄버거라는 보편적이고 대중적인 메뉴로 협동과 경쟁, 이익 공유와 웰빙을 비롯하여 외식산업에서 혁신적인 소셜 네트워크를 이용하여 고객들의 소비를 게임과 같은 방식을 접목시켰다는 점에서 가치 있는 점이 있다. 또한  포 푸드의 비즈니스 모델은 프로슈머(prosumer), 크라우드 소싱(crowd-sourcing)과 롱테일 법칙(Long Tail theory)을 적용한 비즈니스 모델의 한 유형으로 고객 참여형 비즈니스 모델로 주목할 만한 사례이다.


(용어 참고)

* 프로슈머(prosumer)란? 

‘생산자’를 뜻하는 ‘producer’와 ‘소비자’를 뜻하는 ‘consumer’의 합성어로 생산에 참여하는 소비자를 의미한다. 프로슈머(prosumer)는 1980년에 미래학자로 불리는 '앨빈 토플러'가 그의 저서인 《제3의 물결》에서 21세기에는 생산자와 소비자의 경계가 허물어질 것이라고 예견하면서 처음 사용하였다.
* 크라우드 소싱(crowd-sourcing)란? 

군중(crowd)과 아웃소싱(outsourcing)의 합성어로 전문가 대신 비전문가인 고객과 군중에게 문제의 해결책을 아웃 소싱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것은 일반 대중이 기업 내부 인력을 대체하는 현상을 말한다. 저널리스트 '제프 하우(Jeff Howe)'가 2006년 와이어드(Wired)지 기사에서 처음 언급하였다. 크라우드 소싱(crowd-sourcing)은 웹 2.0 시대의 새로운 경영기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미지 출처: 4food.com, aaronallen.com

작성자 : Apache Park 

www.getsb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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