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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DEN Oct 31. 2020

#2. 엄마, 안녕

새벽 4시가 넘으면 부스럭부스럭 어머니는 빵공장으로 

출근하셨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 입학을 사이에 

둔 나는 아침잠이 많아 출근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본적은 거의 없다.


그날도 그랬다. 

나는 어머니의 출근을 보지 못했다. 

아침 8시쯤 되었을까 함께 있던 작은누나는 사뭇 진진한 얼굴로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 


몇 번의 통화가 더 이어졌다. 

누나의 얼굴은 조금씩 어두워졌고, 우리는 허겁지겁 옷을 챙겨 입고서 집을 나섰다. 


누나가 택시를 불러 세웠다. 

“아저씨, 순천향대병원이요.”

어떤 영문인지 누나는 자세히 말해주지 않았지만 통화내용으로 알 수 있는 것은 있었다. 


 오늘 아침 엄마가 출근을 안 하셨다는 것.

어떤 일인지 궁금했지만 물어볼 수가 없었다. 

누나는 창에 기대어 소리도 내지 못하고 울고 있었다.


도착한 곳은 병원이었고, 아버지와 큰누나는 먼저 도착해 있었다. 

우리 가족은 모두 모였고, 아버지는 의사와 몇 마디를 나누더니 우리 삼 남매를 불러 새웠다. 


“엄마가 살아계실 때 인사를 드리는 게 좋겠구나” 병실에 들어섰다. 

어머니의 얼굴은 너무나 부어올라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고, 

산소마스크를 비롯해 여러 줄의 주삿바늘들이 어지럽게 꼽혀있었다. 


“엄마한테 인사해야지?”아버지의 말에 

누나들은 어머니의 얼굴을 어루만지고 부비기 시작했고, 

 “우리 엄마 불쌍해서 어떻게 우리 엄마 불쌍해서 어떻게”를 연신 반복하며 슬픔을 토해내고 있었다. 


나는 눈물이 나지는 않았지만 엄마를 만져보고 싶었고,

어쩌면 진짜 마지막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퉁퉁 부어오른 어머니의 손을 잡고 속삭였다. 

 “엄마, 잘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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