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부거 Oct 21. 2021

소리의 지분

(ft. 자본주의)

 나는 자본주의 사회에 산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돈이다. 가장 중요한 기준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기준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돈을 기준으로 세상을 바라볼 때, 가장 많은 돈을 가진 사람이 누군지를 궁금해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렇다면 만약에 소리를 기준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면, 이 세상에 가장 많은 지분을 갖고 있는 소리는 무엇일까? 궁금해졌다.


1. 사람들의 말소리

내가 말을 하지 않을 때, 세상은 조용하다. 귀를 기울이면 앞에서 말한 크기가 작은 소리들이 들릴 뿐이다. 그렇게 따지면, 사람이 말을 하는 소리가 세상에서 가장 많은 지분을 갖고 있는 건 아닐까란 생각을 해본다. 게다가 원래도 세상에는 말 많은 사람들이 많았지만, 요즘 들어 유튜브가 생기면서, 글과 사진으로 전달하던 것들에 말이 더해지기 시작했다. 누군가의 말이 무제한 복제되고 무제한 틀어지기 시작했다.


2. 바람소리소리의 크기가 아니라, 차지하는 공간으로 생각해보면, 지구를 채우고 있는 공기들이 움직이는 바람소리가 가장 많은 소리의 공간을 차지하지 않을까 생각해봤다. 공기가 동시에 움직이기 시작하면, 지구 전체 면적에서 바람소리가 들리기 때문이다. 나 혼자 들으면 혼자서 바람 소리를 들은 사람 손을 들어보라고 하면 동시에 엄청난 사람들이 손을 들 것이다. 물론 전 인구가 손을 들어도 바람 소리의 모든 면적을 확인하지 못할 것이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바람소리가 이 세상에서 가장 많은 지분을 갖고 있는 소리가 아닐까?


3. 곤충소리

지구에서 개체 수가 가장 많은 생물이 곤충이라고 한다. 인류의 17배나 많은 개체 수다. 지구 상에 있는 곤충의 수만 해도 약 수십 해로 추정 된다는 지식인의 답변을 봤다. 아무리 잘 들리지 않는 작은 소리라도 그 수가 어마어마하다면, 그 소리의 지분이 작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든다.


4. 해양생물 소리

내가 들을 수 있는 소리는 주로 육지에서의 소리다. 하지만 지구는 30%의 육지와 70%의 바다로 이뤄져 있다. 바다 안에서 무슨 소리가 얼마나 많이 얼마큼의 크기로 나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그리고 수중에서의 소리 크기와 공기 중에서의 소리 크기를 비교할 수 있는 방법이 없진 않겠지만, 내 귀는 아닐 것이다.


  내가 하고 있는 소리가 쓸데없는 소리는 아닐지 생각해보지만, 지분이 가장 많은 소리에 대해 생각해보면서 이 지구 상에는 인간 말고도 소리를 내는 것들이 꽤나 많다는 생각을 했다. 살아가면서 들었던 소리들은 대부분 인간이 내는 소리 또는 인간이 만들어낸 것들에서 나는 소리였던 것 같다. 인간에 기인하지 않는 소리들에 대해 들으려 노력하는 것이 중요해지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결국 함께 사는 지구인 셈이니.

이전 07화 노이즈 캔슬링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