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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헥토르 Aug 01. 2018

야근 때 생각 7

시간: 17:30 


외국에 있는 한국 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들, 현지인들, 한국 현지 채용인 들이 금전적으로 떳떳한 대우를 받고, 정해진 시간 속에서 합리적인 의사결정과 일의 성과를 낸다는 느낌이 들게끔 자부심을 가지게끔 하는 것도 우리가 풀어나가야 할 미래의 숙제이다. 여기서 우리가 경제적으로 떳떳한 대우를 받는다는 건….. 거시 경제 이야기에 빗대어 풀면 이런 것 같다.  


미국이 경제적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양적 완화 (Quantitative ease), 즉 돈을 계속 찍어내어 시중에 돈을 불린다. 그러다가 어느 날 양적 완화를 중지하고, 당분간 초저금리를 유지하다가 나중에 금리를 인상하는 조치를 하는데, 이것은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우리나라도 상대적으로 저금리를 유지하고 있는데, 미국이 금리를 올리게 되면 자연스레 이자가 높은 곳을 돈이 이동하게 되어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돈이 빠져나가게 되고, 외화보유고가 줄어들고, 환율이 치솟게 된다. 달러의 가치가 점점 높아지기 때문에.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외부적인 요소로 외환보유고 방어 차원에서 어쨌든 금리 인상을 추진하게 되는데, 이 금리 인상은 부채에 영향을 주게 되고 특히 가계부채에 영향을 주게 된다. 

우리나라 대출은 대부분 가계부채의 경우는 고정금리보다 변동금리의 형태로 존재하는 경우가 더 많이 있다. 금융기관에서도 고정금리로 손해 보는 것보다 변동금리로 시중의 금리 변동 리스크를 대출자에게 전가하는 형태로 다가오게 된다. 여하튼 금리인상으로 이자가 오르기 때문에 다중채무자들은 이 이자 부담을 덜기 위해 집을 팔게 되고 집값이 떨어지게 된다. 대출을 끼고 집을 산 오늘날 부채의 노예인 우리는 담보인정비율(LTV: Loan to value ratio)이 높아져 떨어진 집 값 때문에 은행에서는 정해진 법적 담보인정비율을 맞추기 위해 돈 회수를 요청하게 되고 가계는 추가로 또 집을 팔게 되고, 집 값은 또 떨어지게 된다. 악순환이 되는 것이다. 

집 팔아서 현금을 확보하기 위한 가계들의 전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이자는 더욱더 올라가게 되고, 금리는 급등하게 되니 가계부채는 폭발할 상황까지 오게 되고 부동산 가격은 추락한다. 하지만 정부는 금리 인하를 추진하며 부동산 구매를 독려하고 있다. 건설업체에서도 빚을 은행에서 받아 만든 집이 미분양으로 인한 적자가 어마 어마 하니, 이자를 낮춰 서민들에게 집을 사라고 계속해서 부추기게 된다. 

우리가 집을 사야 한다. 무슨 돈으로? 바로 대출받을 돈으로. 결국 그 부채 리스크는 기업 대신 우리 같은 보통사람이 짊어지게 되는 거지. 폭탄 돌리기처럼 위험이 전가된 것이다.  


이런 짤막한 경제 이야기는 회사가 누구를 의식하는 걸까에 질문을 답하기 위함이다. 누구를 위해 리스크를 가지는 것일까? 소수의 사람들에 의해 우리 회사는 어떻게 움직이는 곳일까? 아니면 다수의 직원들을 위하는 곳일까? 회사가 어려우면 월급 인상률을 떨어뜨려 직원에게 짊어지고, 일이 많아지면 업무량을 밑으로 보내어 다수의 사람들에게 업무를 부담시킨다. 이래나 저래나 기업은 돈의 손실을 최소화하고 업무의 양을 늘리려 한다. 비용 손실도 중요하지만 어려울 때 누가 리스크를 진정으로 부담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는 기업 금고에 돈을 쌓아두고 있는 기업. 그 기업과 문제를 떠나 함께 고민하는 시점이 필요해 보인다.  


그런 와중에도 오늘 오후 8시에 가더라도 상사보다 먼저 가면 먼저 일찍 들어가 보겠습니다,라고 말하는 우리 시대상이 이리도 이상할 수 있을까 고민을 이따금씩 해본다.  



실업률의 이야기. 어느 날 김실장이 조용히 와서 이야기를 한다. 실업률이 낮은 헝가리 때문에 사람 채용이 쉽지 않다는 것을. 사회적으로 보면 실업률이 낮다는 것은 상당히 좋은 현상인데 기업의 입장에서는 양질의 인력들이 많은 기회를 찾을 수 있다 보니, 상대적으로 사람 구하는 게 여간 쉬운 일이 아니라고 한다. 

폴란드가 4.8%, 헝가리 4.3% 이 정도 수준에서는 양호한 실업률로 양질의 일자리를 찾기 위해 많은 꿈나무들이 이리저리 선택의 옵션이 많아지겠지만, 기업은 훌륭한 인재를 구하기도 어렵고, 구하더라도 다른 유혹들에 의해 쉽게 타 직장으로 다시 둥지를 틀거나 선회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우리 한국에서 태어난 회사는 얼마나 외국인들에게 매력 있는 직장일까? 낮아지는 실업률 속에 회사의 이미지와 제시 조건들이 구직자들에게 평가가 되는 순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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