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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비령 Oct 06. 2024

자기 돌봄의 시간, 숨 쉴 틈

진정한 내면의 자아아 화해하고 평화를 되찾는 법

여러분은 자기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시나요? 어릴 적을 생각해보면, 우리는 어른들께 인정받고 칭찬받기 위해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업그레이드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다가 충분히 잘 했음에도 불구하고, 남들의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고 해서 스스로를 책망하고, 보잘 것 없다 여기기도 하지요.


이혼이나 비혼, 졸혼 등 결혼과 관련한 많은 종류의 결말에도 스스로를 비난하고 자책하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당당하게 선택했다면 후회가 없어야 하지만, 우리는 누구나 마음 약한 사람들이기에 인간적인 나약함이 어느샌가 나를 사로잡기도 합니다.


저는 그러한 후유증과 자책감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위로해주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자기돌봄(타라브랙 저)'이라는 책에 보면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옵니다.


삶의 고통은 사라지지 않는다. 살아있는 한 우리에게 고통은 모습을 달리할 뿐 끝없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그때마다 우리가 할 일은 스스로를 보살피는 것이다.
나를 미워하지 않도록, 울게 내버려두지 않는 것이다.
마음mind과 가슴heart은 어떻게 다른가 ...
마음은 어떤 현상에 대해 머리로써 판단하고 일으키는 나의 반응이며,
가슴은 있는 그대로 느끼고 바라보는 순수한 ‘나’다.  
지금 만약 당신이 슬픔, 분노, 절망, 질투, 갈등, 불안에 휩싸여 있다면
자신의 내면을 돌아봐야 하는 아주 중요한 시점이라는 뜻이다.
지금까지 살아온 ‘나’가 아니라 그 안의 진짜 나를 찾아야 한다.



아이를 키우는 일도 중요했지만, 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깊은 시름에 빠진 '저 자신'을 위로하고 구원하는 일이었던 것입니다. 내가 세상을 원망하고, 상황을 이렇게 만든 타인을 미워한다면 결코 스스로를 문제 안에서 빼내올 없었습니다.


상황을 좀더 객관적으로 인식하기 위해 '멀리서 관조하기'를 택했습니다.


'관조 觀照'란 문학 용어인데, 제가 참 좋아하는 단어입니다.

어떤 대상을 멀리서 조용하게 응시하는 태도를 말하는데, 쉽게 말해 주관을 떠나 고요한 마음으로 사물을 관찰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만약 신이 정말로 계시다면, 그래서 저 높은 곳에서 작은 고난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는 내 모습을 보신다면 어떻게 여기실까? 내가 어떻게 고난에서 빠져나오고, 중립적인 마음 가짐으로 세상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와 자신감을 회복하길 바라실까? '그분도 나를 응원하고 계실 것이다.


조금만 더 버틴다면, 신도 결국은 내 편이 되리라.' 이런 생각도 하면서 스스로를 정성껏 돌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세상 누구보다 정성껏, 자신을 대접하기로요.



그래서 저는 자연 속에서 고요하게 쉬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어떤 잡음도 들리지 않는 평화로운 공간에서,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평화롭게 명상하며, 차도 한 잔 마시고, 치유받기로 했습니다.


전형적인 내향형에 infp성향인 저는 원래부터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오롯한 치유를 받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코로나가 터진 이후, '지금이구나. 이제 드디어 사람들과 거리두기를 해도, 이상하지 않은 시기가 왔구나.' 싶어서 자발적으로 자연과 공존하며 지내기로 했습니다.


자연 속에서 머무르는 것은 '캠핑'을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아이와 둘만의 쉼과 힐링을 위해 미즈 캠핑을 시도하며, 전국 방방곡곡의 경치 좋고, 한적한 곳들을 찾아 주말마다 야외 생활을 이어갔습니다.


알만한 사람은 다 알겠지만, 캠핑은 고된 노동이고 작은 이사에 비유할 정도로 쉽지 않은 취미입니다.

텐트 치고 접고, 짐 싸고 풀고 정리하고, 밥해 먹고 치우고 다시 또 쉬다가 밥 해 먹고, 불 피우고 재 치우고...

아무튼 이런 단순 노동의 반복 속에서 육체적 힘듦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활동을 멈출 수가  없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캠핑하는 순간만큼은 "숨 쉴 틈"이 생긴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고요하게 자연 속에 머무르면서, 모든 불안과 힘듦, 후회, 원망, 괴로움 등의 부정적 감정을 모두 다 바람에 날려버렸습니다. 자연은 가진 것이 적습니다. 그저 하늘과 바람과 태양과 비의 날씨의 변화에 따라 스스로를 익혀갈 뿐입니다. 그자리 그곳에서 변함없이 묵묵히 존재합니다.

그래서 옛 선인들이 '아마도 변치 않고, 묵묵히 사시에 푸르른 다섯 벗'을 자연이라 칭했나봅니다.


산과 들과 강과 바다, 그리고 풀내음과 흘러가는 구름, 내리는 빗방울을 벗삼아 멍때려도 되는 평화의 순간들을 일상 속에서 늘려나갔습니다. 마음이 평화롭고 치유되는 순간들이 많아지자, 거짓말처럼 내 마음에도 하얀 도화지가 생겨났습니다. 마음이 깨끗하게 재생됐다고 해야할까요?


깨끗해진 내 마음에 무언가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화사한 꽃도 선물하고 싶었고,
코 끝을 호사스러운 향기로 채워주고도 싶었습니다.


아마 저는 이미 저 자신과 화해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 그만 울자. 더는 안 힘들어도 된다.

가슴이 시키는 대로 살자.

살다보면 또 이렇게 황홀하게 행복한 순간 순간들이 찾아오니까.' 라고 스스로를 다독였습니다.



어느 위대한 선사는 이것을 이렇게 표현했다고 합니다.
“마음을 열면 우리는 모든 것과 친밀해집니다.”
 
(<자기 돌봄>, 타라브랙 지음 중에서)



진정한 내면의 자아아 화해하고 평화를 되찾는 법은 멀리에 있지 않았습니다.

그저 '가슴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숨 쉴 시간과 공간을 제공해주니,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삶의 여백이 생겼습니다.


마음을 돌보며, 두번 다시 없을 내 소중한 인생을 아껴가며, 스스로를 돌보며 사는 삶.

그렇게 오늘 아침도 '나를 돌보는 루틴'들로 하루를 시작해볼까 합니다.

여러분만의 '자기 돌봄'의 방법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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