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나물

by 글마루

산모퉁이 바위틈을 뚫고

아기처럼 여린 미소 피우며

기지개를 켜는 돌나물

조심스레 뜯어 바구니에 담는다

집에 돌아와 설겅설겅 겉절이 해

된장찌개에 비벼 먹으니

봄이 내 몸으로 한껏 다가온다.

아버지는 돌나물 물김치를 즐겨 드셨다

하얀 밀가루 풀 쑤어 돌나물만 넣어 익히면

봄이 달다고 하시던 아버지


돌나물, 돌미나리, 조선오이로

바알갛게 고춧물 내어 물김치를 담갔다

삼삼하게 익은 국물을 한술 떠먹을 때마다

아버지가 내 앞에서 어른거린다


돌나물에는 아버지의 미소가 서리고

어느덧 나도 아버지를 닮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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