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 손수건

by 글마루

중학교 졸업식 날

하굣길 시장 모퉁이에서

기다렸다는 듯 불쑥 다가와

내민 샛노란 장미 한 송이와

짙은 장미 향이 새겨진

손수건 한 장을

축하한다는 말만 남긴 채

도망치듯 사라진 너

변변한 인사 한번,

흔한 악수 한번,

진심의 눈빛 한번 교환하지 못한

우리는 벌써 세월에 떠밀려

여기까지 흘렀구나!


아직도 그 꽃잎의 감촉은

물기 머금은 연약한 이파리

바람결에 꽃 이파리 흩어진 날

추억조차 날아갈까 전전긍긍한 날 뒤로

이젠 향기조차 까물거리는

분홍 손수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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