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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리 Feb 23. 2023

16. 침대에 누워서 명상을

'사는 게 명상 아닌가요'

명상은 '조용한 곳에서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며 같은 원리로 '앉아서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누워서 비틀기 자화상

오늘 SNS로만 알고 있던, 서로 요가 사진이나 글에 댓글을 달아 소통하던 분을 만났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또는 다른 일정으로 인해 여의치 않다가 드디어 처음 보게 된 것이다. 흔쾌히 환영해 주셔서 요가원에 놀러 가 차담을 나누었다. 요가를 만난 계기와 일을 하며 느끼는 즐거움과 고충 등을 차를 마시며 한참 동안 주고받았다. 그분은 요가를 지도한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며 결국엔 사람을 대하는 일이므로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걸 결코 두려워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내가 요즘 매일 명상을 한다는 근황을 전하며 명상에 관심이 있는지 물어보니 그분은 웃으며 이렇게 답했다. '사는 게 명상 아닌가요.' 나보다 수년 전부터 요가 강사의 길을 가며 그야말로 각양각색의 사람들과 상황들을 겪어온 그분의 말에는 진심이 담겨 있었다. 그렇다. 지난번 시끌벅적한 카페에서 귀에 이어폰을 꽂고 역설적이게도 내면이 고요한 명상을 했던 경험처럼, 명상은 '조용한 곳에서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며 같은 원리로 '앉아서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위빠사나 명상' 방식과 같이 모든 순간 밖에서 오는 자극과 안에서 오는 감정을 객관적으로 알아차릴 수 있다면 그것이 명상이다.

그리고 마침 오늘은 밤늦게 월드컵 경기가 있는 날이었다. 침침해진 눈을 감으며 자리에 눕자마자 '아차' 싶었다. 명상을 하지 못한 것이 생각났다. 전날에도 교통편 시간 때문에 거의 잠을 못 잔 상태였기에 불을 켜고 일어났다가는 이미 무리하고 있는 몸의 면역 체계에 악영향을 줄 게 자명했다. 시간을 보니 새벽 2시 30분, 순간 낮에 만난 그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사는 게 명상 아닌가요.'

그래서 누운 채 눈을 감고 코 끝의 호흡에 집중했다. 고요하게 숨을 마시고 내쉬면서 몸의 감각을 가라앉혔다. 구름 같은 이불속에서 명상을 하며 천천히 잠에 들었다.


**5분 명상

#명상41일째


https://brunch.co.kr/@kleeyoga/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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