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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리 Jan 31. 2023

3. 명상은 폰 저장 공간 확보와 비슷하다

명상의 기능 중 하나

명상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희한하게도 명상 이외의 모든 일상에서 거기에 소요된 시간 이상의 효율을 낸다.

'나마스떼' 인사하는 자화상

그러니까 명상은 저장 공간을 확보하는 일과 비슷하다. 또는 컴퓨터 하드 용량 정리와 같다. 더 이상 필요 없는 임시 파일 같은 찌꺼기들을 비워내는 작업이다. 어찌 보면 뇌도 일종의 데이터 저장 및 처리 장치에 가까운데 관리는 하지 않고 무작정 저장만 하려고 했던 것 같다. 명상을 하며 머리가 맑아지고 가뿐해지는 이유는 아마도 명상이 그 잊고 있던 '관리'를 하는 효과가 아닌가 싶다. 때로는 디스크 조각모음처럼 시간이 걸릴 수도 있겠지만 분명 정리가 되고 있다는 걸 느낀다.

예를 들어 무심결 누가 던진 말이나 행동에 온갖 의미부여를 하는 일이 줄어든다. 괜한 에너지 소모를 하지 않게 된다. 그 약속을 잡을지 말지, 연락을 먼저 해도 좋을지 어떨지, 그 제안을 받아도 되는지 아닌지, 그 일을 계속할지 말지-부터 시작해서 저녁 메뉴를 뭐로 , 내일 옷을 뭐 입을지-까지 고민하는 시간이 조금씩 줄어든다.

명상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희한하게도 명상 이외의 모든 일상에서 거기에 소요된 시간 이상의 효율을 낸다. 맑아지고 간결해진 의식과 물기를 머금고 조금은 순해진 눈빛으로 세상을 보고 주어진 일들을 처리하게 한다. 신기한 일이다. 


**7분 명상

#명상2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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