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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리 Nov 15. 2018

17. 우파비스타 코나 아사나, 사마 코나 아사나

어둠 속의 휴식

우파비스타 코나 아사나
사마 코나 아사나


"우파비스타코나아사나."

(Upavisthakona)

우파비스타=앉다, 코나=각도, 사마=곧게 선

박쥐 자세


외국에서는 대개 'wide angle seated forward bend' 라는 긴 이름으로 부르는 박쥐자세입니다. 박쥐가 날개를 편 모양이랑 꽤 닮았기에 잘 지은 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저는 이 자세에 애증이 있어요. 전에 다리를 일직선에 가깝게 열고 무리하게 앞으로 숙여 유지하다가 허벅지 안쪽 근육과 인대를 다쳤거든요. 찢어지는 듯한 통증이 계속되어 거의 일 년 넘게 치료를 받았습니다. 파리브르타 자누 시르사 아사나(반 박쥐 자세)에서 앞으로 숙이는 것도 어려울 만큼 상태가 좋지 않았습니다. 


그 후 한동안 못하다가 일상 속에서 받다 코나 아사나(나비 자세) 등 골반을 여는 수련을 다시 하며 조금씩 각도를 열어 수련하다 보니, 지금은 부상 이전보다 더 편하게 박쥐 자세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골반과 고관절을 열고 다리 안쪽을 충분히 이완시키고 다리를 연 상태에서 배가 바닥에 닿도록 깊은 전굴을 해야 하므로 익숙해지려면 다소 시간이 걸리는 자세입니다. 전에 나온 받다 코나 아사나처럼 골반을 열어주고 하체 순환을 원활하게 하므로 월경통에 좋습니다. 다리의 부기나 군살 정리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조급한 마음에 무리하거나 너무 속상해하지 말고 지금 나의 상태를 먼저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아프지 않은 선에서 미세하게 각도를 늘려요. 안 그러면 다칠 수 있습니다. 인대는 한번 다치면 회복이 더뎌요. 


우선 다리를 적당히 열고 앉아서 무릎을 펴고 발끝을 세우며 앞꿈치를 내밀고 엉덩이와 다리 전체를 바닥에 지그시 누릅니다. 이때 다리 너비는 양손을 뻗어 엄지, 검지, 중지로 각각 엄지발가락을 잡을 수 있을 정도이므로 그리 넓지 않아도 됩니다. 이제 손가락과 발가락을 서로 잡아당기는 힘을 쓰면서 팔을 팽팽히 만들고 숨을 들이마시며 가슴을 앞으로 내밀고 어깨를 부드럽게 합니다. 등이 굽어지지 않게 펴고 고관절과 다리, 발의 위치는 그대로 둔 채 골반 자체를 앞으로 서서히 기울여봅니다. 내쉬는 숨에 아랫배부터 가슴, 턱이 땅에 닿도록 내리고 손과 발을 서로 당기는 힘과 하체를 바닥에 납작하게 붙이는 힘을 느끼면서 상체에는 긴장을 풀고 눈을 감은 채 깊게 호흡합니다. 


우파비스타 코나 아사나가 편안해지면 다리 각도를 조금 더 열고 상체를 바로 세운 채 유지하는 '사마 코나 아사나'도 시도해봅니다. 골반과 고관절이 더욱 자극되면서 열릴 거예요.


이 자세를 하면서 박쥐에 대해 생각해보았어요. 쥐도 새도 아닌 포유류인데 유일하게 날 수 있는 신기한 동물입니다. 박쥐는 동굴에 살고 밤에 활동하기에 곧바로 '어둠'이라는 단어가 연상되었어요. 어둠은 왠지 무섭죠.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어둠이라는 말이 주는 거부감과 공포 이면에는 이런 것들이 있었습니다. 


밤, 휴식, 고요함, 그래서 다음날 밝음 속에 다시 움직일 수 있게 하는 자연의 섭리 같은 것이요. 바닥에 몸을 납작하게 펼쳐서 엎드린 박쥐자세에서 눈을 감은 채 '어둠의 밝은(긍정적인) 측면'에 대해 고찰해봅니다. 땅과 내 몸의 온기가 만나는 순간, 내가 무겁게 들고 있는 모든 것들을 거기에 잠시 내려놓아요. 



◇ 이미지: 박쥐, 밤


◇ 경험: 양손으로 엄지발가락을 잡을 수 있을 만큼 다리를 열고 앉는다. 엉덩이와 하체 뒷면을 바닥에 납작하게 붙이고 마시는 숨에 상체를 앞으로 내밀며 가슴을 펴고 내쉬는 숨에 배, 가슴, 턱 순으로 바닥에 내려 눈을 감고 쉬는 듯이 호흡한다. 


◇ 명상 포인트: 어둠 속의 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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