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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빛소금 Mar 05. 2020

당신에게 커피란 무엇인가요?

커피에 관한 몇 가지 대답들

우택 : 밥벌이     


선미 : 생명수ㅋㅋ 없으면 죽어     


기림 : 살기위한.... 투약?     


은주 : 카페는 놀이터고 커피는 장난감이지!     


대선 : 취미생활...?     


경남 : ㅋㅋㅋ인생에서빠질수 없는 친구     


동현 : 공기같은거죠... 없으면 안되고 더 좋은 공기를 마시고 싶어서 다니기도 하고...ㅋㅋㅋ     


예지(우) : 맛있고 살 덜찌는 음료


순미 : 모닝 드링크...? 미국에 가면 항상 그 간판 있잖아요

       But first, coffee!     


진솔 : ㅎㅎㅎㅎㅎ힐링?언닌요?     


지혜 : 어디에서 마시냐에 따라 다른 듯 매일 출근 후 저에겐 보통 커피 마시러 가자가아니라 커피 복용하러 가자고 합니다ㅋㅋ 주말 집이나 삼실 바깥 카페에서 마시는 커피는 힐링커피♡     


예지(홍) : 하루의 여유!? 그래도 여유롭게 커피 마시면 행복한 거 같아요♡     


아라 : 하루한 잔 아메리카노는 건강도 챙겨줘여ㅎㅎ 끄레마 있을 때 후루룹 마셔요ㅎㅎ     


민규 : 커피란 대화죠 커피 한잔 마실래요? 말이 있듯이 대화하려고 마시잖아요 대화 주제도 다르고 커피마다 향이 다르듯이ㅋㅋ     


병근 : 사람과의 소통

       사람들과의 연결고리

       너는 나의 연결고리ㅎ     


유진 : 더 이상 섭취하지 않는 기호식품? 이젠 각성제로 태운 콩보다 말린 풀을 선호하게 됐어요ㅎㅎㅎ     


현지 : ‘몸에 좋지 않은 홍삼’이요.....! 당장의 에너지를 위해 먹지만☆ 카페인 먹으면 심장이 빠운스 하는 스타일이라,, 맞지 않아요 하지만 체력이 약한 걸 보충해주는 것 같아서 좋아합니다     


혜영 : 커피맛없줌 쓰고 맛없는 어른음료     


민정 : 어른들 음료이다! 어제 아아 도전했지만 한입먹고 못 마셨어요 저에겐 너무나 쓰더라구요


혜진 : 먹는거..

      지금도 먹는거ㅜㅜ

      먹고싶지만안먹구시픈거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에세이 과제 주제가 ‘____의 커피’ 여서 글 쓰는 데 도움이 될까 싶어 주변인들에게 물어봤다. 그들의 이름을 넣어서 ___의 커피란? 해서 문자나 카카오톡 인스타그램 DM으로 물었다.

대부분 바로 답을 했고 왜 갑자기 묻느냐 하기도 했다. 얼마 전 생일이었는데 생일 축하 메시지를 건네준 사람. 요즘 자주 연락하는 사람. 같은 카페 매장에 근무한 동료들에게 주로 물었다. 이걸 핑계로 그동안 연락이 뜸했던 이들에게 뜬금없지만, 자연스레 안부를 물을 수도 있을 법했다. 그들의 답을 받아보니 몰랐던 부분도 알게 되고 실제로 안부도 물었고 그 과정 자체가 재미있었다. (나중에 글 쓸 때 종종 써먹어 봐야지) 이 답변을 다 넣을까, 몇 개는 거를까 하다가 다 넣는 것으로 정했다.      

 

 이제 나에게 질문해 볼까? 나에게 커피란...? 일상이다. 나는 커피가 좋다. 끊으려고 노력해 봤지만 안 된다. 대학 때 친구가 밥 먹고 천 원짜리 아메리카노를 마시길래 따라 마셨다. 처음 먹는 아메리카노여서 시럽은 두 펌프씩 넣었었는데 1~2년이 지난 후 시럽도 떼고 고수가 됐다. 이후에 다양한 종류의 커피들을 시도해 봤는데, 우유가 몸에 맞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그래도 마시고 싶은 날엔 감안하고 마신다.


 내가 커피를 마시는 이유는 ‘맛있어서’다. 이상하게도 커피를 마셔서 잠이 깨고 피곤이 풀리고 이런 느낌을 경험해본 적은 잘 없다. 요즘은 매일 동네에 있는 카페 파스쿠찌로 출근한다. 사천 오백 원짜리 콜드브루를 마신다. 커피가 좋다. 먹고 싶은 걸 참으면서 스트레스받고 싶지 않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커피를 마시고 있다.


 늘 지키려는 나와 말괄량이 나와 싸운다. 커피를 많이 마셨을 때 몸에서 그리 좋아하진 않아서(이뇨작용이 활발해지고 심장이 두근두근하는 등의) ‘하루 한 잔 이하 마시기’ , ‘오후에는 마시지 않기’라는 규칙을 정해놨으나 이따금 그 규칙을 파괴한다. 오늘도 그렇다. 동거인이 코로나 19 바이러스 때문에 집에 기호식품과 식량들을 비치해놓는다고 커피를 종류별로 주문해 두어 집 문 앞에 택배가 잔뜩 쌓여 있었다. 결국 눈앞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말괄량이 나에게 굴복하고 말았다. 앞으로도 커피가 좋아서 계속 마실지 어느 순간 마음이 변해 한 방울도 안 마실지는 모를 일이지만 말이다.


2020.02.28. 정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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