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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열의 사랑

노부부

by 지우

현실과 꿈의 흐려진 틈에서 수탉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날이었다

큰 소리로 울어대니 가장 먼저 잡았었는데 소리가 들리니 이상하지

옆을 돌아보니 세월이 새겨진 이마를 찌푸리며 잠자는 네가 있었어

짓궂게 세월을 펴보려 손가락을 올리니 내 손가락에도 세월이 흘러

이마에서 손가락으로, 손가락에서 이마로 물결이 흐르니

두 개의 객체는 하나의 바다가 되었지

세상에는 나와 너, 흩날리는 눈발 만이 깨어있는 날이었다

부지런한 우리보다 눈이 더 부지런했던 건지

거리의 이정표를 전부 가려버리니 나는 불안감에 떨어야 했어

하지만 너는 항상 두려움에 갇히지 않고 앞에 서는 사람이었으니

어느덧 뒤를 돌아보니 너와 나의 발자국, 그리고 이를 감싸 안은

리어카의 바큇자국이 새로운 이정표가 되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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