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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플맘 Aug 21. 2020

미련이 남아서 못 버린 너!

잘 가! 나의 조작된 기억 속의 옷이여

나의 옷장 계절도 구분 없다.

저의 옷장입니다. 미니멀리스트인 줄 알았는데?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저는 미니멀을 지향하는 중입니다. 몇 년째...

꾸미는 것을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옷이 참 많습니다.


고백하자면 의류회사를 다닙니다.

그래서 저렴하게 살 기회가 많아서

참 많이도 사모았습니다.


이 많은 옷 중에 비울 만한 게 있는지

늘 고민이 됩니다.

"나중에 필요해서 다시 사게 되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 때문이지요.


집안 살림이나 다른 물건들은 잘 비우는데

이상하게 옷은 잘 못 비우겠더라고요.


못하겠다면 방법을 찾아야겠지요.

처음에는 보풀 난 옷들을 다 버렸습니다.

그리고 작거나 큰 옷을 버렸습니다.

그 과정을 거쳐서 남은 옷들이 제 옷장에

아직도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비울 수 있을까 고민해봤습니다.

도저히 맞지도 않은데 못 버리는 옷을 비우기 위해

예전 사진을 찾아보았습니다.


신랑이 결혼 전에 상견례할 때

사준 옷을 못 비우겠더라고요.

이 옷을 입었던 내가 무지 이뻤던 거 같아서

다시 살 빠지면 입고 싶었거든요.


근데 그때 사진을 봤는데

안 이쁘더라고요ㅋㅋㅋㅋㅋ

다시 살 빠져도 안 입을 거 같아서 비우기로 합니다.

제 기억은 조작되었거나혹은 착각이었던 거죠.

잘 가! 나의 젊은 날의 옷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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