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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플맘 Sep 03. 2020

스타벅스 텀블러를 버리다

미니멀을 하다 보니 취향이 생기다.

큰 맘먹고 스타벅스 텀블러를 18,000원을 주고 샀었다.

스뎅이 아닌 제일 싼 텀블러를 사긴 했지만

그래도 스타벅스 텀블러를 들고 다니는 여자이고 싶었다.

텀블러를 들고 다니며 환경에 관심 많은 사람처럼 보이고 싶었다.

그게 뭐라고 돈 주고 사기 어려워 몇 년간 망설이던 것을

여기저기서 받은 쿠폰을 모아 샀었다.


그런데 산지 일주일도 안되어 설거지해서 올려놓았던 텀블러가 떨어지면서 깨졌다.

오 마이 갓! 내 스벅 텀블러ㅠ

남들이 보기엔 그깟 18,000원짜리 였어도 난 큰 맘먹고 산거였는데..

너무 아까워서 깨진 부분을 스카치테이프를 붙이고

회사 사무실에서 썼다.

그렇게라도 스벅 텀블러를 쓰는 사람이고 싶었는지

아니면 돈이 아까워서 그랬는지 이유는 불분명했지만

 3달 가까이 쓰면서 스카치테이프 붙인 부분이 계속 거슬렸지만 썼다.

미니멀을 하면서도 썼다.


그런데 갑자기 내가 텀블러가 없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불편하게 쓰고 있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타벅스 텀블러를 쓰고 싶었던 그 생각에서 드디어 이성적 사고를 하게 되었다.

그리고 버렸다.

브랜드에 집착해서 나를 불편하게 해서 쓰는 것이 맞지 않다고 생각이 들었다.

물론 텀블러가 없었다면 계속 섰을 것이다. 조금 불편하지만 새로 살 필요는 없었을 테니까.

그런데 집에 넘치게 텀블러가 많다.

 커피를 사서 받은 것, 모던 하우스에서 세일할 때 샀던 것 등. 참 많이도 있었다.

멀쩡한 것을 버리고 흠 있는 것을 쓰고 싶지 않았다.

그것도 단지 브랜드 때문에 말이다.

새로운 사무실 텀블러-모던하우스 5530원 주고 2년전 쯤 구매한 것



미니멀을 하다 보면 취향이 생긴다.

예를 들어 옷을 비울 때도 내 몸에 잘 맞지 않은 것, 입으면 불편한 것들을 비우고 나면

내가 좋아하는 컬러의 옷을 남기게 된다. 이때 내가 좋아하는 컬러를 알게 된다.

컵을 비울 때도 닦기 불편한 컵, 쓰기 불편 컵을 비운다.

그렇게 비우다 보면 결국 나는 나한테 맞는 물건만 남기게 된다.

브랜드보다 내가 소중해지는 순간이 온다.



*제목의 스타벅스 사진은 스타벅스 홈페이지를 캡쳐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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