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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우 Jan 13. 2021

La Mer Oh La Mer

아쿠아마린 이야기

오래전 호주에서 공부하던 때 일입니다


같은 집에 사는 프랑스 친구와 북쪽 다윈에서 시드니까지 호주 해안을 따라 배낭여행을 갔습니다.

그때 브리즈번 근처 Noosa라는 해변을 들렀습니다. 그곳은 해안선을 따라 수키로에 걸쳐 울창한 숲이 이어져 있었습니다. 그림같은 풍경을 보며 숲길을 따라 걷다가 스콜(소나기)을 만났습니다. 비를 피하려고 절벽아래 해변으로 내려가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벤치에 앉아 비에 씻긴 맑은 바다를 바라보았습니다.   
간간히 나뭇잎에서 빗방울이 모였다 떨어지는 소리가 들릴뿐 사방은 고요했습니다. 그렇게 한참동안 바다를 바라보는데 친구가 벌떡 일어나 소리쳤습니다.   

"La mer, Oh.. La mer"


그는 평생 그렇게 아름다운 바다 빛을 본 적이 없었고, 자기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고 합니다

사진출처 pixabay

아쿠아마린이란 보석을 볼때면 호주 누사에서 본 바다가 생각납니다. 아쿠아마린은 바다를 많이 닮은 보석입니다. 아쿠아마린은 희랍어로 Aqua(물) + mare(바다)의 합성어입니다. 예로부터 사람들은 이 보석을 바다의 혼이라 불렀고 실제로 바다와 관련된 많은 이야기를 갖고 있습니다.

아주 옛날, 햇살이 화창한 어느 봄날

지중해 연안에서 뛰놀던 인어들이 서로의 미모를 자랑하기 시작합니다. 저마다 가지고 있던 보석상자를 열어 몸을 치장하다 한 인어가 그만 아쿠아마린을 바다에 떨어뜨렸습니다. 바다 깊숙이 떨어진 아쿠아마린 때문에 바다는 투명하고 연한 하늘색으로 빛나게 되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바다의 심장에 박혀있어 바다가 영원한 젊음을 유지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북유럽의 선원들에게 구전되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바다가 처음 시작하던 때 보석으로 된 심장을 지닌 고래가 있었습니다. 고래는 아쿠아마린의 심장을 갖고 있었습니다. 고래가 지나갈 적마다 아쿠아마린의 푸른빛이 뿌려지고 바다는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된다고 합니다.

이 전설 때문에 지금도 선원들은 긴 항해를 할때면 아쿠아마린을 몸에 지니게 되었습니다. 바다에서 겪는 수많은 위험으로부터 자신의 생명을 지켜준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아쿠아마린은 영원한 생명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아쿠아마린을 처음 보는 사람들은 사파이어나 블루 토파즈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서로는 완전히 다릅니다. 아쿠아마린은 에메랄드와 함께 베릴계에 속하는 보석입니다. 에메랄드는 녹색, 아쿠아마린은 투명한 하늘색으로 쉽게 구분이 됩니다. 이 보석의 투명함을 살리기 위해 보통 3ct이상의 Step Cut(직사각형, 혹은 정사각형 컷팅)이나 Cabochon(반달 모양의 컷팅) 형태가 많습니다. 

아쿠아마린의 색깔은 원래는 연한 바닷물 빛이지만 농담에 따라 달라집니다. 컵에 담긴 물에 파란색 수채화 물감을 떨어뜨린다고 상상해보죠. 한 방울과 여러 방울은 옅음에서 짙음으로, 그 농담에 따라 색이 다릅니다. 그중 짙은 하늘색은 최고 품질로 평가됩니다. 

브라질의 Santra Maria de Itabira 광산은 최상질의 아콰마린으로 유명합니다. 이곳 아쿠아마린은 Santa Maria라 부릅니다. 루비나 사파이어 등의 강렬함에 부담을 느낀다면 아쿠아마린이 좋습니다. 아쿠아마린을 갖는 것은 바로 잔잔한 바다를 통째로 지니는 일이니까요.    


잠시  눈을 감고 상상해 볼까요.

여러분은 무더운 여름 해변에 서 있습니다. 스콜이 한바탕 지나갔고,  바다 위로 구름 몇 조각 떠있습니다. 싱그러운 바다 바람이 당신의 머리칼을 흔듭니다. 세상은 잠든 아가처럼 평온합니다. 그때 바다를 향해 이런 탄성을 질러도 되겠지요.


La mer, Oh La Aigue- marine!
바다여 오 아쿠아마린이여!!


                                         아쿠아마린 반진 : 사진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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