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연인_'사이'를 잃지 않는 사람들

제대로 관계하기

by sssoyy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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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The Lovers)’
숫자 6.


천사의 시선 아래, 두 사람이 서로를 바라본다.


사랑의 이름으로 묶여 있지만,
이 카드는 사실 두 사람 사이에 놓인 선택과 약속을 묻는다.

우연히 만났다가도,
함께 있기로 매일 다시 선택하는 사람들에 대하여.




나는 오래전부터 ‘사이’라는 말을 좋아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공기,
말과 말 사이의 여백,
가까움과 멀어짐 사이의 리듬.


연인은 그 ‘사이’를 어떻게 만들고 지켜낼지 묻는 카드다.

감정이 뜨거울수록 더 필요한 건,
감정이 식은 뒤에도 남아 있는 태도와 기술이라는 걸 알려준다.


연인을 떠올리면 나는 두 가지가 생각난다.
하나는 거울, 다른 하나는 다리.


사람은 관계 속에서 거울을 본다.

사람과의 관계는 '나'를 비춰주는 '거울'이다.

좋아하는 마음과 함께 나의 결핍도, 두려움도 선명해진다.
거울을 탓하고 말지,
그 거울을 통해 나를 더 알아갈지는
내 선택이다.


그리고 관계는 다리가 된다.

내가 더 나아지고, 나아갈 수 있는 '연결'이다.

내가 서 있는 곳에서 상대에게 닿기 위해
말을 고르고, 기다리고, 돌아가는 길을 배우는 일.


다리는 한 번 놓는다고 영원하지 않다.
사과와 수리, 설명과 경청, 요청과 경계로
수없이 덧대고 보수해야 오래 선다.


연인카드는 말한다.

사랑은 감정만으로는 부족하고,
관계는 연습 없이는 자라지 않는다.


“네가 알아주겠지”라는 기대 대신, 내가 말하기.
“다 이해해줄 거야”라는 낭만 대신, 내 경계를 분명히 하기.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체념 대신, 함께 방법을 찾기.


이 세 가지가 가능할 때,
우리는 서로를 소모하지 않고 성장시키는 관계가 된다.


전통적인 카드 그림에는 두 그루의 나무가 있다.
한쪽은 지식, 다른 한쪽은 생명.


나는 이 장면을 이렇게 읽는다.
‘알아차림(지식)’과 ‘살아냄(생명)’이 균형을 이룰 때
사람 사이의 선택은 흔들리지 않는다.


알아차림만 있고 살아내지 못하면 말뿐인 약속이 되고,
살아내기만 하고 돌아보지 않으면 금세 지친다.

연인은 이 둘의 조화를 요구한다.


가까워진다는 건,
때로는 다름을 인정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우리는 같은 곳을 보지만,

같은 마음으로 보지는 않는다.

그래도 함께 있고 싶다면,
다름을 다루는 언어를 만들어야 한다.


“나는 이런 순간에 불안해.”
“나는 이렇게 대화해주면 고마워.”

짧고 분명한 문장들이
관계를 지키는 작은 장치가 된다.

elisadventure-esLczTFHx5w-unsplash.jpg 사진: Unsplash의elisadventure

사랑은 결국,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문장을 늘려가는 과정이다.




★ 당신에게 이 카드가 펼쳐졌다면


지금의 관계에서 내가 진심으로 원하는 것을 한 문장으로 적어보세요.

오늘 단 한 번, 암시가 아닌 분명한 말로 요청을 건네보세요.

경계와 배려를 동시에 지키는 방법을 찾아보세요.

멀어진 사이가 있다면, 사과와 수리의 다리를 먼저 놓아보세요.


그리고 매일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나는 오늘도 이 관계를 다시 선택하고 있는가?”



연인 카드는 ‘운명적 끌림’을 넘어,
함께 있기로 반복해서 선택하는 용기를 말한다.

그 선택이 쌓일 때,
우리는 서로의 거울이면서 동시에 서로의 다리가 된다.
사이를 잃지 않는 사람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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