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으로 살기 위한 첫 번째 선택지: 회사
Chapter1. Opening Reflections
1-2. 들어가며
평범함을 추구할수록 마음은 복잡해졌고,
소소한 행복을 원할수록 그마저도 포기해야 하는 순간들이 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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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이 나를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걔는 좀... 걱정돼."
그 말들이 귓가를 맴돌았다.
그래서 나는 불안하지 않게 살고자 했다.
내가 원하는 길이 아님에도 그 길을 걸어가며 살아왔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인정받았지만,
머무르고 싶지 않은 길을 6년 동안 걸어왔다.
퇴사와 입사를 반복했다.
아마 그 누구보다도 많이.
아이러니하게도, 이 모든 반복은 안정적으로 살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된 선택이었다.
나를 위해서,
부모님이 바라는 대로,
그리고 주변 사람들이 기대하는 대로,
나는 안정적인 삶을 살고 싶었다.
그렇게 살기 위한 첫 번째 선택지가 회사였다.
금전적인 안정, 그리고 생계를 책임질 수 있는 직장.
하지만 입사와 퇴사를 반복하며 깨달았다.
회사는 누군가에게는 안정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더 큰 불안을 주기도 한다는 것을.
그 사실을 깨달았을 때쯤, 나는 이미 불안정한 상태가 되어 있었다.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했다.
하루하루 컨디션조차 예상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
몸이 아파 무너져 내리기를 반복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의 시선이 더 신경 쓰였다.
사소한 말과 행동에도 예민해졌고,
낮아지는 자존감을 마주할 때마다 나 자신이 미워졌다.
입사와 퇴사를 반복하는 나를
누군가는 도전적인 사람으로,
누군가는 끈기 없는 사람으로 바라봤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나는 도전적인 성향을 가졌지만
매사 도전적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회사를 다님에 있어 끈기 없는 사람처럼 보일지 몰라도,
내가 진정으로 하고자 하는 일을 추구함에 있어서는
결코 끈기 없는 사람이 아니었다.
20대 마지막 퇴사를 결정하기 전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젠 정말 내 삶이 끝이 날지도 모르겠구나."
그리고 다음 날, 퇴사를 결정하며 스스로에게 물었다.
"남들처럼 평범하게 산다는 기준은 왜 생겼을까?"
"나는 왜 그렇게 살지 않길 바라면서도, 결국 그렇게 살고 있을까?"
머릿속을 맴도는 단어는 '부모님' 딱 하나뿐이었다.
걱정 끼쳐드리고 싶지 않은 마음.
실망시켜드리고 싶지 않은 마음.
보상하고 싶은 마음.
행복하게 해드리고 싶은 마음.
하지만 이 모든 걸 충족하는 방법이
남들처럼 사는 것 하나뿐이라면,
더 이상 난 살아갈 자신이 없었다.
"일단, 살아보자."
불안해 보이고, 걱정스러워 보이는 삶이 계속될지 모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기준에서 웃을 수 있는 상황들을 만들어 나가면
잘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항상, 집에 와서 짜증 내는 돈 잘 버는 사람보다,
집에 와서 행복한 미소를 짓는 속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사람들은 새로운 출발을 도전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내겐, 불안을 하나씩 내려놓으며 살아가기 위한 생존이다.
불안으로 가득 찬 삶 속에서,
스스로를 불안하지 않게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음을 깨닫기 시작한 것이
내겐 새로운 출발점이었다.
"당신이 가진 것을 가장 잘 사용하는 법은 그것을 내려놓는 것이다."
— 서양 속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