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있는 울음
밝음이
어둠의 옷을 벗긴
하얀 아침
까치가
자지러지는
울음소리로
아침을 물고와
마당에 부리고
맛난
내 잠 뺏어
날개에 태워 달아난다
햇살은 창문을
열어달라며
바싹 다가와 보채고
게으름
피우고 싶었으나
여느 때와 다른
까치 울음소리가
맘에 걸려
억지로 아침을 받았다
평온한 이아침에
저 자지러짐은 반칙이다
짐작은간다
까치들 수다 터는 곳
사랑방이자 놀이터이고
먹이곳간인
앞마당 감나무
떼로 와
먹잇감을 두고
뺏기지 않으려는
몸부림의 외침인거다
날카로운 부리로
사정없이 찔러댄다
겁먹은 감
빨갛게 질렸다
습격으로
얼굴이 찢겨
상처투성이
피부가 너덜너덜
성한데 없다
붉은 눈물이
하소연 한다
아프다고
제발
내 몸에 입맞춤
하지 말아 달라며
가엽다!
어김없이 올해도
까치밥 되어주는
마당의 감
맛있는 감인가?
내 차례 오기도 전에
까치가 선점을 하니
맛이 어떤지 알 수가 없다
마당의 감은
눈으로만 먹는 감
볼 때마다 숫자가 바뀐다
꼭지만 남겨 놓고
알뜰히도 먹어치운다
그 많던 감
마지막 하나
대롱이다
곧 까치의
살이 되고
피가 될 듯
도독 맞은 내 잠
어디서 자고 있을까?
대롱이
안 보이는 날이
내 잠 오는 날
까치 가는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