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의 제목을 보더니 초등 5학년이 된 아들이 와서 물어본다. 이게 무슨 의미냐고. 아들에게 '내 머리 뒤쪽에 흰머리가 얼마나 있냐'라고 물어보았다. 아들은 내 등뒤로 가더니 내 머리를 살펴보고는 '음, 좀 있어'. '조금이 아니고 좀 많지 않아?'라고 하니 '음 좀 많아'라고 한다.
그래 그게 바로 오늘의 주제야.
아들은 여전히 갸우뚱거린다. 내 책상에 있던 몇 개의 기물을 이용해서 설명해 주었다.
자 이 책이 엘리베이터 내부라고 하자, 여기가 문이야. 만약 내가 엘리베이터의 제일 안쪽에 탄 후 문쪽을 바라본다면 아무도 내 뒤에 없기 때문에 내 뒤통수를 볼 일이 없어. 그런데 만약 내가 엘리베이터에 제일 늦게 타서 엘리베이터의 문 앞에 서게 된다면, 엘리베이터 안의 모든 사람들이 거의 내 뒤통수를 1cm 거리에서 지켜보게 되는 거야.
그렇다, 급격한 노화를 경험하고 있는 40대 중반의 이 여성은 흰머리가 그렇게도 신경이 쓰인다. 다 같이 늙어가는 사람들이 동료라면 이깟 흰머리 신경 쓰지 않아도 되겠지만, 여기는 젋고 싱그런 20대와 30대가 드글대는 IT회사 아닌가. 왜 이리 나 혼자만 늙어 보이기가 싫은지.
벌써 염색을 하는 건 자존심이 조금 상하는 문제라고 생각하기에 그건 아직도 옵션에 없다. 염색을 하면 처음 몇 2-3주는 행복하겠지만 얼마 못 간다. 이전에 염색된 새카만 머리와 잔뜩 대조되어 자란 흰머리를 보면 만족도는 오히려는 마이너스다. 무엇보다 나는 그렇게 독한 염색약을 매 달 두피에 바르고 싶지 않다.
그깟 흰머리 뭐 어떠냐고, 늙어가면 당연한 노화 현상 아니냐고, 지난 브런치 글에서도 스스로를 다독여보았다. 그런데 아직 내 나이 이제 겨우 40대 중반, 갑자기 내 머리 위에 대량으로 등장한 이 흰 머리카락들과 친해지기가 쉽지 않다.
얼마 전 보았던 영상에서 가수 박진영이 그러더라. 자신도 예전에는 흰머리가 많이 났었다고. 그런데 몸을 관리하기 시작하고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을 먹지 않았더니 어느 순간 이제 신기하게도 흰머리가 나지 않는단다.
옆에 있던 사람이 물었다.
"몸에 좋은 거 뭐 드세요?"
그러자 박진영이 대답한다.
"몸에 좋은걸 잘 먹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을 먹지 않는 게 중요하다"
아하!!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이라 하면, 안타깝게도 불량한 음식들의 카테고리에 들어가는 단골 음식들, 라면, 피자, 햄버거, 아이스크림 뭐 이런 거 말하겠지? 그냥 염색을 해야 하나, 아니다 소신을 가지자. 지금부터 내가 찾아본 흰머리 방지 비결을 정리해 본다.
영국의 장수 전문가인 레슬리 케니라는 분은 영국 기능성식품 회사인 옥스퍼드 헬스 스팬의 창립자이다. 그녀가 알려주는 흰머리 방지법은 다음과 같다. (59세에 흰머리가 하나도 없다고 하신다. 놀라울 따름이다.)
1. 비타민 B12 섭취: 이 비타민은 멜라닌 색소를 형성하는데 중요한 성분이다. 오징어, 굴, 꽁치, 고등어, 김, 쇠고기, 우유, 돼지고기에 많다.
2. 스패르미딘 섭취: 이는 노화 관련 질병의 발생화 진행을 억제하며, 수명 연장에 도움이 된다. 항노화 물질로 유명하다. 표고버섯, 콜리플라워, 브로콜리, 숙성치즈, 완두콩에 많다.
3. 갑상선 관리: 갑상선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멜라닌 색소를 만드는 멜라노사이트 세포 기능도 떨어진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나오는 코르티솔은 갑상선 호르몬 생산에 지정을 주므로, 스트레스 관리를 잘해야 한다.
4. 항산화 식단: 활성산소는 모낭 속 세포의 색소 기능을 저하한다. 블루베리, 사과, 양배추, 시금치, 가지, 강낭콩, 검은총, 녹차, 홍차, 레드와인, 다크 초콜릿에 많이 들어있다.
사실 밀가루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은 현실에서 거의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병행해보기로 한다. 파란 글씨의 저것들을 위주로 먹되 몸에 좋지 않는 음식들은 조금 덜 먹는 걸로.
이제 아들이 라면 먹고 햄버거 먹을때 나는 옆에서 완두콩을 삶아먹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