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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적응기 11

성향

by Aheajigi Feb 14. 2025

사람은 누구나 성향을 갖고 있으며 제각기 다르다. 서로 다른 이들이 모여서 생활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데 일이나 공부란 고도의 두뇌 쓰기를 해야 한다면 거슬리는 다채로운 상황들을 어느 정도 넘기는 것들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나하나 반응하며 예민함을 보인다면 오히려 공부에 방해가 된다.


난 나서거나 주목받는 일들을 반기는 스타일이 아니다. 오히려 존재감 없이 지내는 것을 선호한다. 그래서 누구를 만나도 그것이 커피숍이고 어울려봐야 두세 명을 넘지 않는다. 술집에서 회식이라도 한다면 가급적 피한다. 꼭 참석해야 할 상황이면 잠깐 엉덩이를 붙였다가 중간에 내빼는 스타일이다.

사람을 기피하는 것은 아니다. 왁자지껄한 분위기를 극도로 싫어하는 것은 이명 때문이기도 하다. 어쩔 수 없이 끌려갔던 노래방도 이제 절대 가까이하지 않는다. 이명이 시작되면 밤잠을 설쳐야 한다. 문제는 이명의 여파가 며칠은 지속되어 생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이런 성향인 내가 선택한 직업이 교사다. 말을 계속해야 하고 아이들 앞에 계속 나서야 한다. 아이들은 내가 상당히 외향적인 줄 알지만 그것은 필요에 의해서 변하는 것이지 성향이 달라진 것은 아니다.


말하고 발표하고 활동하며 잠시도 쉬지 못하도록 역동적인 수업을 진행했다. 참여를 독여하고 코멘트를 끊임없이 하니 내성적 성향의 아이들은 내키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말과 행동을 하지 않아도 능력을 검증해 주는 시스템이 있으면 모르겠지만, 대학교 공부도 취업도 그리고 직장 생활까지도 표현하고 드러내는 것의 연속이다.


'우리 애가 쑥스러워서 표현을 잘 못해요.'

정말 언제까지 자녀의 바람막이를 자처할 것인지 한심스러운 대목이다. 자녀가 해야 할 일을 부모가 비켜가도록 나서면 어쩌자는 것인지 이해가 안 간다. 출발점이 비슷한 이 시점에 함께 해야 그나마 극복이 된다. 어릴 적 배워두는 것이 두고두고 쓰임이 됨은 모르나 싶다.


'우리 애가 활동적이라서 앉아 있지 못해요.'

날뛰면서 공부를 잘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에 정성만 들이는 꼴이다. 필요에 따라 역동적 움직임을 제한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아이 기질이 이러하니 이해해 달라는 것은 가르치지 말라는 소리와 다름이 없다.


불편하고 어려운 것을 하나씩 해결해 가는 방법을 배우는 일이 교육이다. 교육을 가로막으면서 학원은 보내는 기가 막힌 일에 문제의식이 없다.


성향은 누구나 갖고 있으며 그 성향에 맞춰 삶을 살아갈 수는 없는 일이다. 필요에 따라 가진 성향을 감추기도 하고 없던 성향을 끄집어내야 하기도 한다.

세상이 내 위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 세상 속에 뛰어들어 맞춰가야 한다.

난봉꾼이나 부적응자를 만들고 싶은 것이 아니라면 적응하며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일반적 상식이기도 하다.


학교는 이런 상식이 통용되는 일반적인 장소이자 시기이다. 내 아이의 성향을 강조하거나 지키려 한다면 아이가 배우는 것은 몰상식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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