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감한 아이.
아이들이나 어른이나 다르지 않을듯
살다 보면 우린 종종 진상을 마주하곤 한다. 다들 피하려 애를 쓰지만 상황에 따라 그게 불가능할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꼬맹이들 사이에서도 난감한 아이는 늘 존재한다. 이건 아마도 그들의 보호자 영향이 크리라 막연히 짐작하기는 한다. 일정 선을 넘지 않으면 그 독특한 성향이 불러오는 문제들을 가정으로 통보하지 않는다. 그네들 가족 안에서는 지극히 평범하게 받아들이는 일일 가능성이 크기게 내가 예민하거나 자녀에게 부정적 선입견을 갖고 있다고 판단할 개연성이 다분하기 때문이다.
난감한 아이들 특징을 몇가지 열거해 본다.
특징1.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를 온몸으로 실천하는 아이.
아이들 세계도 나름 규칙이란 게 존재한다. 이런 부류의 아이들은 절대로 정해진 규칙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자기만의 규칙이 있는 것도 아니다. 무조건 내가 좋고 이기면 그만이기에 애초 규칙 자체가 없다.
특징2. 만사가 다 귀찮고 싫은 아이
학교란 곳은 배워야 할 것과 해야 할 것들이 존재한다. 사회생활을 위해 역할이란 것을 맡는 준비를 하는 것이다. 이 학생들은 어떤 일도 하지 않는다. 모둠별 활동을 시키면 그 특성은 더 도드라지게 드러난다. 꼭 해야 할 일을 안 하거나 오히려 훼방을 놓는다. 그렇다고 양심의 가책을 느끼거나 미안해하지도 않는다. 내버려 둬를 온몸으로 표현한다.
특징3. 가볍고 쉬운 것만 선점하는 아이
얼핏 보면 상당히 적극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항상 어떤 일을 놓고 다른 친구들과 소소한 분쟁을 일으킨다. 마치 쉬운 일은 애초부터 자신의 것인 양 생각하고 다른 아이들의 접근을 원천 봉쇄해 버린다. 딱 얄팍한 잔머리를 굴리는 여우다.
특징4. 타인의 입을 빌리는 아이
조용하고 소심한 듯 보인다. 앞에서는 항상 별 말이 없다가 대부분 자신의 부모 입을 빌려 생각을 전달한다. 어디까지가 아이의 견해고 어디까지가 보호자의 생각인지 알 길이 없다. 아이를 상대하는 것인지 아이의 보호자를 상대하는 것인지 헷갈리기에 주변 사람들이 가급적 최대한 거리를 둔다. 잘못 얽히면 아무것도 아닌 일이 부풀려지기에 아이들도 거리를 둔다.
특징5. 뒤끝 작렬하는 아이
뭔가 일이 터지면 그 길지도 않은 개인사에서 몇 년 전 사건들을 들춰낸다. 상대방 아이는 그 기억조차 없으니 이건 뭘 어쩌란 건지 난감하다. 정작 자신이 피해를 준 일들은 거의 기억하지 않으면서 피해받은 일은 과대포장하여 오래도 지니고 있다. 그 난잡한 과거사는 듣기도 싫기에 내가 달아나고 싶은 마음뿐이다. 다른 아이들은 오죽하랴.
특징6. 유리한 부분은 기억하고 불리한 부분은 편집하는 아이.
사건은 상호작용이 있을 때 대부분 일어난다. 사건에 대해 물으면 항상 자신이 피해 입은 부분만 말한다. 보다 보다 그 광경을 목격한 여러 친구들이 이야기를 시작하면 그제야 과실을 마지못해 인정하는 척한다. 매번 사건을 일으키면서 세상에서 가장 억울한 사람 코스프레를 한다.
특징7. 마이 웨이 아이
학교는 학생을 가르치는 곳이다. 배움으로 변화를 통한 발전을 이루는 것이다. 어떤 가르침도 무용지물이며 오롯이 자신의 길을 걷는다. 누군가로부터 티끌만큼의 영향도 받지 않는다. 발전은 커녕 현상에서 일말의 벗어남도 없다. 제자리걸음을 하면서도 잘난 척은 하늘을 찌른다. 교사가 필요 없는 존재들이기에 관심에서 멀어진다.
이 아이들도 자라서 어른이 될 것이다. 크면서 이 난감함을 줄일 수 있으면 좋으련만 과연 얼마나 변할 수 있을지 그건 정말 모르겠다.
사람의 성향은 생각보다 쉬이 변하지 않는다. 철이 든다 한들 그 성향까지 바뀌는 것은 아니다. 잠시 수먼 아래로 감추는 기술만 늘었을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