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이 안 쉬어져서 혼났다. 마라톤을 뛰는 것도 아닌데, 격하게 움직이는 것도 아닌데 거친 호흡에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시선을 차단하고 몸의 흐름에 따라가는 게 오히려 집중이 잘 될 때가 있다.
숨을 잘 못 쉬는 것을 요가하면서 알았다. 나의 호흡은 일단 짧고 의식적으로 더 잘하려고 하면 어깨까지 들썩인다.
요가 동작 중 깊은 전굴, 후굴에서는 더욱더 호흡이 중요하다. 코로 들이마시고 입으로 내뱉으면 동작이 쉬워질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내뱉는 호흡이 더 길어야 한다. 복식호흡이 중요하다. 배와 허리가 빵빵하게 숨을 들이마신 다음 길게 후~~~ 뱉으면서 몸을 뒤로 젖혀야 하는데 ‘억! 억!’ 소리를 내며 고통에 신음했다. 꼬리뼈까지 숨을 채워 넣으라고 하는데 정신없는 와중에 숨이 어디까지 왔는지 정말 알 수가 없다. 다시 한번 침을 분수처럼 튀기고 훅훅 숨을 뿜어가며 해보지만 될 턱이 없다. 원장님과 같이 수련하는 사람들 앞에서 창피함과 수치심을 놓아버리었는지는 이미 오래전 일이다.
도저히 동작이 안 나오니 선생님이 한쪽 다리 밑에는 블락을 깔아주고 손에는 긴 스트랩까지 쥐여 주었다. 가슴 사이에서는 땀이 주르륵 흘러내리고 뱃속에서는 꼬르륵 소리까지 나기 시작했다.
아차차! 내가 이 동작을 하다가 몇 달 전에 갈비 2개에 금 간 걸 깜빡했다. 보통은 다치면 트라우마 때문에 겁이 난다는데 나는 그것도 까맣게 잊을 만큼 집중했다. 열심히는 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