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 매일 루저가 되는 시간
헬스장, 스포츠센터, 나름 식단, 나름 운동_을 했었다. 덜 먹거나 굶거나 물만 마셔보거나 런닝머신 깨작거리거나 하며 말이다. 그 안에 두려움이 있었다. 나에 대한 불확신이 있었다.
원래 싸움은 기세라고 했는데, 나는 내 내면의 기세에 눌렸다. 아닌척 했지만 매일 졌다. 꾹 참았다가 받게 되는 멀티 스트레스 환경에 밤에 야식으로 빵 터져 풀었다. 힘든걸 남에게 말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항상 참다가 먹는걸로 풀었다.
먹는게 아니라, 나에게 화내는 것 같았다. 나에게 난 화를 가혹하게 화풀이하는 것 같았다고나 할까. 매일 루저가 되는 기분은 더러웠다. 한창 일하던 파트의 성과는 잘나고 있었지만 내면은 거지같았다. 돈 버는 만큼 마음은 가라앉고 있었다.
나를 갈아넣으며, 무엇을 위해 왜 하는지도 모른채 꾸역꾸역 돈버는 기계같다고 생각했다. 퇴사 후 더 자유로울거라 생각했는데, 나는 쉬지도 않고 더 일만하고 있었고, 아이에게 짜증을 내고 있었다.
나 자신에게 난 짜증과 화는 쪄가는 살 속에 매일 묻혀가고 있었다. 내 주변엔 다 내가 해야할 것 들밖에 없었다. 그렇게 매일 매일이 루저였다.
(다음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