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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마의 브랜딩 Sep 28. 2022

중국 반찬 아줌마를 통해 자본주의에 눈뜨다

엄마의 브랜딩 002

내가 있었던 아파트는 한국인들이 많았다. 종종 이런저런 동네의 소문들도 들을 수 있었는데 또 놀라운 소식 하나를 듣게 되었다.


집에 혼자 있던 아주머니가  

-위챗(중국카톡)단톡방으로 한국 반찬을 지인들에게 조금씩 팔다가 

-장사가 잘되서 상가 임대로 본격적인 사업확장을 하고

-조선족 직원들을 둬서 본인은 양념만 만들고 

-상해까지 배달을 하기도 한다는 이야기였다.

중국은 수돗물이 석회수가 나온다. 그래서 대부분의 한국 엄마들은 식자재를 수돗물로 한번 씻고, 정수기 물로 2차 헹궜다. 즉, 조리 시간이 배로 든다는 말이다.



게다가 한식반찬은 중국요리처럼 웍으로 휙휙 스피드하게 되는게 아니라 재료 손질하고, 다듬고, 양념하고, 졸이고, 무치고 등등_들어가는 손에 비해 금방 먹어 시간대비 효율성이 떨어진다.(한마디로 두배의 조리시간까지 쓰면서 요리하는게 좀 더 번거롭단 말이다)


그러다보니 한국인들이 많았던 그 지역에선 반찬을 단톡방으로 공동구매로 먼저 주문받아 만드는 분들이 많았다.



1)반찬 만드는 원 재료값은 한국에 비해 배로 싸고

(지금은 좀 올랐지만, 당시 한국돈 200원이면 오이 한 봉지 가득 살 수 있었다. 한국에선 강남 백화점 기준 2개 4,000원이었다.고기도 엄청 쌌었음)



2)받는 가격은 한국과 동일하거나 살짝 더 비쌌다. 

(순 이익이 많이 남는단 말)그래서 아예 나가서 사먹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한국인 특성상 한식을 꼭 정기적으로는 먹어야 속이 개운한 식문화로 스테디 고정 사업은 될수 있었다


3)상가 임대료는 한국보다 말도 안되게 쌌다.

(당시 평균 괜찮은 아파트 근처 상가가 월 50정도였다. 정말 크고 넓은 곳은 월 80정도.물론 추후 한국인들이 많이 가격 올려놓았다고는 한다. 집값도..)


4)어차치 해야하는 요리+니즈집단이 확실히 있음+요리를 잘함+돈을 벌 수 있음

->이 모든 조건들이 맞아떨어지면서 그 반찬 아주머니는 사업가가 된 것이었다.


나는 집한채 사교육비를 쓰고도 중국와서 아무것도 할 수 있는게 없는데, 그 분은 요리 하나 잘하는 기술로 저렇게 사업까지 하는구나!


나에겐 큰 문화충격이었다. 문득 두가지 에피소드가 떠올랐다. 


강남 지하상가에 장사하시는 분들의 가게가 작고 허름하게 입고 계셔서 난 그냥저냥 장사하시나보다..했었는데 목 좋은 매장은 월세만 1억이라는 이야기. 


유치원 교사로 있다가 동대문쪽에서 떡볶이 포장마차 가게를 운영한 분께서 24시간 알바생도 쓰지만 분식쪽이  이렇게 많이 남길 수 있는지 몰랐다는 이야기. 


그랬다. 나는 사농공상과 입신양명의 문화 속에서 장사는_뭔가 큰 돈은 못 벌것 같은, 전혀 생각 자체도 안해본_그런 요소였다. 학교에서 하라는대로 하고 좋은 학교 좋은 회사를 들어가야 그래야만 희망이 있고 성공한 인생인 줄 알았다. 


하지만, 중국에서 만난 장사의 현장은 

-고객의 필요를 채워주고 돈을 번다는 아주 매력적인 파트이자

-회사보다 더 벌 수도 있는 흥미로운 파트였다.


한마디로, 파는 사람이 되면 돈을 버는 것이었다. 사업은 뭔가 대단한게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것으로 상대의 필요를 채워주고 그 댓가를 돈으로 받는 것. 그게 전부였다.


헬렌켈러가 손에 냉수를 맞고 충격받은 것처럼 내겐 정신적 충격의 기간이었다. 아니! 이 놀라운 사실을 다른 사람들은 다 알고 있었다는 건가?? 아니 학교에서는 12년동안 왜 이런 사실들을 알려주지 않은거지? 왜 사업자 등록하는 법, 장사하는 법, 세일즈, 마케팅, 학생들의 재능으로 돈을 버는 법, 투자의 종류, 부동산 등기 떼는 법, 세금 내는 법 등등_이런 구체적 부분들을 왜 전혀 안 알려 준거지??


누가 들으면 참 무지한 말이라 할 수 있겠지만, 나는 왜 지금 시대에 아예 금융문맹 파트와 부린이/주린이 등 재테크 파트, 고수파트로 나눠지는지 정말 잘 안다. 정말 모르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따지고보면 학교에서도 배운 적이 없었고, 부모님들과도 집에서 대화를 하거나 이런 부분들을 따로 배우지 않는 이상 알길이 없었다. 나는 늘 보던 기존 세상의 껍질을 깨고 새롭게 눈뜨기 시작했다. 세상은 흥미롭고 놀라운 것들로 무궁무진한 곳이었다. 


그 후, 한국에 짬나서 나갈때마다 나는 닥치는대로 뭔가를 배워서 돌아왔다. 그리고 그것들은 새로운 기회로 하나씩 연결되기 시작했다.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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