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송의 성별 여행기
트랜지션의 시작은 자신의 정체화로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해요. 본디 '정체화'는 자신을 정의 내리는 것, 정치 사회 종교 성별 다양한 것이 있지만, 여기서는 성별에 대한 정체화만을 생각할게요.
"저는 이성애자 트랜스여성입니다."
아 조금 헷갈릴 수 있죠?
"저는 지정성별 남성이며, 성 정체성은 여성입니다. 또한 성적 지향은 남성이에요."
오히려 더 난해한가요?
"저는 남자로 태어났지만, 저를 여자로 정의해요. 그리고 남자를 좋아해요."
하나하나 곱씹어볼게요.
1) 저는 남자로 태어났어요
아 이건 머... 할 말이 없어서.... 의학적으로, 저는 남성으로 태어난 게 맞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여자로 태어났길 수도 없이 바래왔습니다. 어린 시절 매일 잠에 들기 전에 별들에게 기도했어요. 자고 일어나면 여자아이가 되어있길. 간절히 기도해도 이루어지지 않는 게 있다는 것은 점차 나이가 들면서 깨달았어요.
2) 저는 저를 여자로 정의해요
스스로의 신체에 대한 불쾌감이 있었어요. 성적 이형성 중 남성의 부분에 대해 큰 불만을 가지고 있었고, 지워지길 소망했어요. 반대로 여성의 부분을 갖고 싶어 했어요.
어렸을 때부터 또래 남자아이들과 사뭇 괴리감이 있었어요. 머리를 기르고 싶어 했고, 여자 옷을 입고 싶어 했으며, 운동이나 게임 대신 자수, 수다 떠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커서는 화장을 즐겨했고, 여성향 문화를 향유했어요.
또한 여자 아이들과 더 친하게 지냈어요. 남자아이들보다 여자 아이들과 있으면 편하게 행동할 수 있었어요.
단순히 한 가지 별난 구석이었다면 웃어넘겼겠지만, 모든 것을 종합하여 저 자신이 여성이라고 정의 내렸어요.
3) 저는 남자를 좋아해요
중학교 때부터 남자를 짝사랑했었습니다. 누구와 연애를 하거나 사랑을 나눈다면 남자를 그 대상으로 생각해 왔습니다. 반대로 여자에게는 이성적인 감정이 없습니다.
제가 게이인 것인가 라는 질문은 몇 번 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여자로서 남자를 사랑하고 싶지 남자로서 남자를 사랑하기는 싫었습니다.
잠못든 어느 새벽날, 기나긴 고민 끝 최종적인 결론을 내렸습니다. 결론을 내리기까지 수많은 자기 검열과 자아비판을 거쳤어요. '여자옷을 좋아한다고 내가 여자냐', '내가 진짜 트랜스젠더가 맞는 것인가', '앞으로의 선택을 책임질 수 있겠는가' 등. 결국에는 제가 이 과정을 거쳐야 살아갈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결론을 내리기까지 과정은 매우 고통스러웠지만, 결론을 받아들이고 나니 평온해졌습니다. 과정의 고통은, 결론의 신뢰에 대한 밑거름이 되었거든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