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메이트는 영혼의 동반자라는 뜻을 같습니다. 인생에 있어서 사랑이라는 것은 사막같은 곳에 오아시스 같은 의미를 지니는데 그중에서도 저는 소울메이트를 가장 으뜸으로 생각합니다. 지금 이 시대는 개인주의적인 사회. 그리고 포스트모더니즘의 사회 속에서 누군가에게 공감과 동감과 생각의 대화를 한다는 것은 얼마나 힘든 일이 되어버렸나요.
우리가 가끔 힘이 들거나 외로운 이유는 사실 아주 단순합니다. 그것은 나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관계가 없을 때입니다. 더 구체적으로 함께 하는 소울메이트가 없기 때문일 겁니다. 소울메이트는 누구든 될 수 있겠습니다. 소울메이트가 배우자가 되는 것이 정말 중요하고, 친구 역시 동성이 될 수도 있고, 나이라는 것이 크게 상관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소울메이트의 조건은 나와 비슷한 성향을 가지고 있고, 나와 관심사나 취미가 비슷해서 대화가 잘 이어지며, 아니 굳이 카페에 마주 앉아 있어 대화를 하지 않더라도 편안한 관계입니다. 저의 경우는 성향은 비슷하지만 취미나 관심사는 아주 다른 데도 가장 소중한 소울메이트가 있는 것을 보면 어느 것 한가지라도 잘 맞는다면 소울메이트가 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모두 다 잘 맞는 사람을 만나기란 쉽지 않으니까요.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관계는 생각보다 만나기가 어렵습니다. 아니 적어도 저에게는 그런 것 같습니다. 소울메이트가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을 알면 아마 깜짝 놀라게 될 겁니다. 판단이 서지 않는 고민을 상담할 수도 있고, 누구보다 나를 아는 또 다른 나와 비슷한 사람은 내가 어떤 지점에서 분노하는지, 의기소침해하는지, 기뻐하고 행복해하며, 슬퍼하고 가슴 아파하는지를 아는 타인입니다. 내가 기뻐할 때 가장 먼저 연락하게 되고, 내가 슬퍼할때 가장 먼저 연락하게 되며, 누구보다도 더 많이 기뻐해주고 더 슬퍼해줍니다.
살면서 그런 친구를 만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습니다. 많은 사람을 만나서 대화하고 소울메이트로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해보기도 하며 시간을 겪어보았지만 그러했는데도 진짜 소울메이트는 한 명 정도입니다. 소울메이트가 배우자가 되면 더없이 축복일거구요. 또한 친구들도 역시 소울메이트로 관계를 만들어 나가시기를 바랍니다.
소울메이트와 그냥 친구와 차이는 무엇일까요. 소울메이트는 내 일을 자신의 일처럼 여깁니다. 나의 이야기를 관심을 갖고 집중하며, 그래서 나의 마음이 어떠한지에 가장 관심있는 사람입니다. 그 느낌은 내 마음이 압니다. 다른 어떤 객관적 조건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극히 주관적일 수 밖에 없어요. 내 마음에 합한 사람이면 그 사람이 소울메이트 입니다.
성향이 비슷하고, 코드가 맞는다면 정말 최고의 관계이겠지요. 힘들었고 아프고 팍팍하고 딱딱한 마음이 녹는 느낌이며, 편안해지거나 따뜻해진다면 마음이 통하는 것이겠지요. 그래서 느껴지는 행복감이라는 것이 지속되면 소울메이트를 만난 것 입니다. 소울메이트에게는 가장 솔직해집니다. 온전히 신뢰하며 거의 무조건 내 편입니다. 내가 심하게 문제가 있을 때 지적하여도 서운하지 않습니다.
저의 소울메이트는 15년 정도 된 것 같습니다. 전라도 장흥에 살고 있지요. 고단한 삶을 살았던 한 살아래 동생입니다. 몇년만에 전화해도 어제 전화한 것 처럼 이질감이 없는 관계이며, 함부로 말해도 서운하지 않습니다. 전라도 사투리는 물론 당당하고 자존감이 뿜뿜하는 허스키 보이스를 가지고 있지요. 신기하게 내가 힘들 때 그 친구도 힘들 때였고, 내가 좀 괜찮아졌을 때 그 친구도 평안해져 있었습니다.
삶의 모든 것에 대하여 이보다 솔직할 수 없게 대화하고, 언니를 울리는 사람이 있다면 쫓아와서 가만 안 두겠다고 하는 사랑스러운 동생입니다. 가끔 이 도시가 삭막할 때 전화로 한 시간 정도는 너끈히 통화할 수 있는 유일한 친구입니다. 노후에 카페를 운영하고 싶어 하는 그 친구와 노후에 아랫집 윗집에 살기로 했습니다.
소울메이트를 만나시기를 바랍니다. 소울메이트를 만들어 가는 인생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그냥 만나는 친구 말고 오랫동안 인연을 함께 할 수 있는 친구. 인생에 있어서 친구는 배우자 만큼이나 중요합니다. 배우자도 중요하지만 소울메이트도 꼭 필요한 관계입니다. 인간의 삶은 그리 단순하지 않으니까요.
소울메이트를 만나는 방법은 솔직한 대화입니다. 그러함에도 소울메이트를 만나기란 하늘에 별따기 급의 난제입니다. 아마도 배우자 만나기 다음으로 어렵습니다. 비슷한 취미의 동호회에서나 독서모임등에서도 소울메이트를 만나는 게 좀 더 좋은 조건이 되겠지요. 서로 솔직해야만 서로의 정신과 영혼이 만날 수 있습니다. 그 정신과 영혼이 비슷한 수준으로 대화가 통하면서 그러한 관계가 지속되다 보면 어느새 소울메이트가 되는 기적이 이루어집니다. 제가 지금까지 한명이라면 이건 기적이라고 할 수 있겠죠. 여러분은 어떠신지요.
배우자나 연인이 소울 메이트 여야 하는 건 너무나 당연하고, 인간의 삶은 가정이라는 기본 단위 외에 자신의 인생이 독자적으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성에게 말하지 못하는 것도, 배우자에게 말할 수 없는 것도, 가족에게 말하지 못하는 것도 인생을 살다 보면 생기게 됩니다. 이성에게는 책임감과 자존심의 문제가 걸려있기도 하고요. 가족은 심하게 걱정을 하기 때문에 어떤 고민은 소울메이트에게 하는 게 적당한 경우라는 게 그게 있습니다.
아주 외롭지 않은 인생은 없습니다. 그럴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각자 객체이고 주체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심한 경쟁사회에서 계산하지 않는 관계는 반드시 필요하며 자연처럼 나를 소생시키는 힘을 갖습니다. 단지 스쳐지나쳐 가는 것이 반복되는 허전한 만남은 소비적이며 소모적이며 삶을 더욱 더 공허하게 합니다. 그런 만남은 갖지 않는 게 더 낫기도 합니다. 서로의 영혼을 구원하는 소울메이트를 만드시기를 바랍니다. 만일 소울메이트를 만나는 행운을 갖게 된다면 당신은 꼭 살아야 할 이유가 한 가지 더 만들어진 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