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속 무수히 많은 전화번호, sns에 팔로우되어있는 친구들. 내가 살면서 스쳐온 많은 인연들이 그 안에 있다. 수많은 인연들 속엔 각각 사연이 한 가지씩 있는데, 나와 떼려야 뗄 수 없었던 친구도 있었을 것이고, 미적지근하지만 항상 좋은 기억으로만 남아있던 친구도 있을 것이고, 지금은 왜 싸웠는지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미워했던 사람도 있을 것이다. 지금도 그들과 연락을 할 수 있는 많은 연결고리가 있지만 나는 조용히 손을 내려놓는다. 톡 한 번으로 쉽게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고, 게시글 하나로 며칠 전 주말에 어디를 갔는지 볼 수 있는 지금 같은 세상에서도 나는 '잘 지내?'라는 연락 한번 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사실 네가 어떻게 사는지 궁금하다. 연락을 하지 않는다고 너의 안부가 궁금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나는 너와 무슨 이야기를 할까 고민하며 약속을 잡고, 과거에는 마시지 못했던 술 한잔을 기울이며 우리가 언제 이렇게 컸냐며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지난번 올린 게시글이 참 예쁘던데 어디를 갔는지, 가서 무엇을 했는지, 요즘 만나는 사람은 있는지 그런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고도 싶다. 부담 없이 만나서 아쉬움 가득 헤어지고 한 달 뒤에 다시 보자며 재회를 약속하는 그런 사이로 남고 싶다. 하지만 나는 하지 않는다.
가끔은 너도 나처럼 이렇게 나를 궁금해할까 궁금하다. 나를 스쳐간 많은 인연들도 어느 순간 내가 궁금해 내 sns를 구경하고, 카톡창을 열어 몇 번 글자를 써보다가 지워도 보고, 나에 대한 이야기를 친구에게 물어보기도 할까? 하다 못해 그 시절 이야기를 하다가 문득 내 이름이 나올까? 하고 생각한다.
소심한 마음에 떨려서 그런 것인지, 굳이 떨어진 인연을 다시 붙잡고 싶지 않아서인지, 불편함을 감수하고 싶지 않아서인지, 자존심인지... 잘은 모르겠지만, 나는 사실... 네가 어떻게 사는지 궁금하다.
"잘 지내? 너는 어떻게 살고 있어?"
드루(@hey_d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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