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는 당신을 매력적으로 보이게 합니다 - 실수 효과

이 세상에 완벽한 사람이 어디에 있을까요? 얼핏 보기에 완벽한 사람도 알고 보면 허점이 있다고 느껴질 때가 종종 있죠.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완벽해 보이는 사람이 실수를 하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평소의 완벽한 이미지 때문에 실망감이 느껴지나요, 아니면 ‘완벽한 사람도 실수할 때가 있구나.’ 하며 오히려 인간적인 매력을 더 느끼나요? 실수 효과(Pratfall effect)는 오히려 인간적인 매력을 더 크게 느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실수 효과란 겉으로는 완벽해 보이는 사람이 실수를 범했을 때 그 사람에 대한 호감이 더욱 증가한다는 심리학 이론입니다.


미국의 심리학자 엘리엇 아론슨(Elliot Aronson)은 실수에 관한 한 가지 흥미로운 실험을 진행했는데요. 실험을 위해 연기자들이 퀴즈를 맞히는 내용을 오디오로 녹음합니다. 네 명의 연기자가 등장합니다. A와 B는 퀴즈를 잘 맞히고, C와 D는 잘 맞히지 못합니다. 물론 짜인 각본에 의한 것이지요. 그리고 실험 참가자들에게 오디오의 내용을 들려줍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어떤 사람에게 호감을 느낍니까?” 당연히 참가자들은 C, D에 비해 퀴즈를 잘 맞힌 A, B에게 더 호감이 있다고 응답합니다. 그런 다음 실험 내용을 한 가지 더 오디오로 들려줍니다. A와 B 모두 퀴즈는 잘 맞추었지만 이번에는 B가 퀴즈 종료 후 일부러 커피를 쏟습니다. 그리고 다시 실험 참가자들에게 물어봅니다. 여러분은 A와 B증 누가 더 큰 호감을 얻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나요? 놀랍게도 정답은 B입니다. 커피를 쏟은 B에게 더 많은 참가자가 호감을 느꼈다고 응답했습니다. 아론슨은 이 실험을 통해 사람들이 완벽한 사람보다는 완벽해 보이지만 실수를 하는 사람에게 더 큰 호감을 가질 수 있다고 얘기합니다.


실수 효과를 알고 난 다음에는 저도 제가 하는 실수에 대해 좀 더 의연해졌습니다. 완벽을 추구하는 사람이 되는 대신에 사람 냄새라는 강점을 지닌 사람이 되고자 노력 중입니다. 실수했다고 자책하기보다는 ‘아, 내 실수로 사람들이 나를 더 좋아하겠군.’이라고 자신감을 얻는 태도를 지니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일부러 실수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실수를 저질렀을 때 예전처럼 자괴감에 빠지진 않을 수 있게 되었어요. 여러분도 혹시 자주 실수하는 편인가요? 실수를 범했을 때 자괴감에 빠져 몇 날 며칠 앓는 편인가요? 그렇다면 너무 괴로워하지 마세요. 실수를 했을 때 오히려 그 사람에 대한 호감도가 올라가는 사례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는 빌 클린턴(Bill Clinton)은 미국의 제42대 대통령입니다. 만 46세에 미국 역사상 3번째 젊은 나이로 대통령이 되었던 인물이죠. 잘 나가던 그는 재임 당시 백악관 여직원과의 성(性) 스캔들로 인하여 곤욕을 치릅니다. 항상 빈틈없고 승승장구하는 모습만을 보였던 그에게는 마른하늘에 날벼락과도 같은 사건이었죠. 전 세계를 주름잡는 미국의 현직 대통령이 한 여성과의 스캔들로 인해 하루아침에 나락까지 떨어지게 될 줄은 아무도 몰랐죠. 하지만 그 일을 겪은 후 그에 대한 지지율은 더 올라갔다고 합니다. 물론 지지율이 올라간 사유가 스캔들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대형 스캔들도 생각보다는 그의 인기도에 악영향을 크게 주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싶습니다.


저는 이 일화를 보며 실수 효과를 생각했습니다. ‘항상 완벽한 모습만 보였던 빌 클린턴이 이런 모습을 보여 주자 그에 대한 호감도를 오히려 더 높인 것은 아닐까?’ 하고 말이죠. 많은 국민이 ‘아, 역시 그도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요? 실수를 저지른 그에게 좀 더 따뜻한 인간미와 친근함을 느낀 것이지요. 그렇다고 해서 그의 스캔들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 대통령의 위치에 있으면서 직원과 사적인 관계를 맺었다는 것 자체가 결코 잘한 일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평소 완벽해 보이는 사람이 실수를 했다고 해서 크게 좌절할 필요는 없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은 거예요. 혹시 평소에 완벽한 모습, 좋은 모습만을 보여 주어야 한다는 강박 관념을 갖고 있진 않은지 생각해 보세요. 만약 그렇다면 그 모습을 얼마나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을 것 같은지도 생각해 보세요.


저도 제가 완벽한 사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늘 완벽해지려고 애는 쓰며 살아왔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지 실수를 저지르거나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늘 자책하곤 했습니다. ‘내가 거기에서 왜 그런 말을 했을까?’ ‘거기서 좀 더 잘할 수 있지 않았을까?’ 후회와 자책으로 인해 몇 날 며칠 잠을 설친 적도 있습니다. 평상시 회사에서 근무할 때도 사람들에게 되도록 좋은 모습만 보여 주려 애썼던 것 같아요. 사람들의 부탁도 거의 거절을 하지 못했죠. 짜증을 내는 모습도 사람들에게 보여 주지 않으려 노력했었습니다. 후배 직원들, 특히 여직원들 앞에서는 항상 예쁜 말, 고운 말만 하려고 노력했고요. 이 모든 것들이 저의 젠틀(Gentle)한 이미지 형성에 도움이 된다고 믿었습니다. 젠틀한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에게 엄격해야 했지요.


하지만 정작 저는 힘들었습니다. 욕하고 싶을 때 욕도 못하고 그냥 대충 하고 싶은 일도 대충 넘어가지 못하니 말이죠. 그런데 언젠가부터 저도 조금은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덜렁대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실수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심지어는 직원들과 대화할 때 약간은 거친 말을 섞기도 했지요. 물론 그 거친 말은 직원들을 향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대화의 추임새를 위해 섞는 비속어 정도라고 할까요. 아무튼 그 정도의 말도 예전에는 직원들과 대화할 때 전혀 사용하지 않았었죠.


그런데 비속어도 조금 하기 시작하니 스스로 속이 좀 풀리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런 제 모습을 보며 직원들도 좀 더 친근감을 느끼는 것 같더군요. 아마도 ‘아, 우리 과장님도 사람이구나.’ 하고 생각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완벽한 모습보다는 오히려 짜증도 내고 욕도 하는 모습을 직원들이 더 친근하게 여기는 것 같았습니다. 완벽함을 포기하니 오히려 더 사람 냄새가 난다고나 할까요. 이런 친근함은 ‘인간미’라고 불러도 좋을 것 같아요.


사람은 누구나 좋은 모습, 잘하는 모습만 보여 주려 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나에 대한 호감도가 더 상승할 것이라는 믿음도 가지고 있지요. 예를 들면 항상 근사한 옷차림만 보여 준다거나 ‘노 메이크업(No Make-up)으로는 절대 집 밖에 나가지 않겠다.’라는 마음에는 그러한 믿음이 숨어 있습니다. 하지만 항상 완벽하고 좋은 모습만 보여 줄 필요는 없습니다. 그렇게 하는 것도 사실 불가능하고요. 부족한 점과 약점을 주위 사람들에게 적당히 보여 주는 것도 좋습니다. 그래야 자신도 좀 숨통이 트이고 좀 살 만하죠. 그래야 사람들도 내 부족한 면을 보면서 오히려 더 호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누군가의 완벽한 모습에 경이로움과 존경심을 느끼지만 실수하는 사람에겐 친근함과 인간미를 느낍니다. 실수는 사람을 더욱 사람답게 보여 주는 화장 솜과도 같습니다. 두꺼운 화장을 지워 내고 있는 그대로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주지요. 당신의 실수에 대해 사람들은 생각보다 꽤 너그럽습니다. 그러니 실수를 해도 너무 괴로워하지 마시고요. 자신에 대한 매력이 1포인트 상승했다고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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