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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주 Jan 13. 2019

삶에 재미를 찾자


올해도 어김없이 나이를 먹었다. 새해가 되면 모든 마음들이 새롭게 세팅된다. 새로 산 다이어리에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새로운 일정들을 기록하고 올해 새롭게 이루고 싶은 꿈과 비전을 쓰기 시작한다. 해마다 의식같이 치르는 일이지만 새로운 지면에 무언가 써 내려가는 기분은 유독 진지하고 정갈하게 만든다.


사실 45부터는 나이를 실감 못하고 여섯인지 일곱인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사실 난 7살에 일찍 학교를 들어간 탓에 친구들이 한 살 더 많다. 젊을 때는 한 살이라도 더 많아진 게 그렇게 좋았는데 이젠 주민등록대로 가고자 하는 이기적인 나 자신을 발견한다.

오히려 친구들보다 한 살이 더 어리다 보니 더 젊게 사는 듯한 착각마저 든다.


요즘 내 눈엔 유독 나이와 관련된 기사들이 눈에 많이 띈다.

여기 그 나이를 넘어서 행복과 재미를 동시에 느끼고 있는 할머니들이 있어 소개해본다.



평균 나이 87.6세의 경북 칠곡 마을 할머니들이다.

경북 칠곡군의 호이영화관은 칠곡 최초의 작은 영화에서 아흔을 앞둔 할머니들의 한글 공부 도전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칠곡 가시나들>이 지난 22일 호이영화관 개관을 기념해 특별 상영됐다. <트루맛쇼> <쿼바디스> 등을 만든 김재환 감독(48)의 신작이며 3년간 칠곡 할머니들과 동고동락하며 다큐멘터리를 찍었다고 한다.


짧게나마 학교에 다닌 이들도 있지만, 일제강점기라 한글을 배우지는 못했다는 할머니들. 어린 나이에 시집을 가야 했고 전쟁 통에 자식을 낳은 이도 있었다. 농사짓고 소 키우고 장사를 하며 식구를 먹여 살렸다. 그렇게 글에 눈뜨지 못한 채 평생을 보낸 그들은 3년 전부터 한글을 배우기 시작했다. 


3년간 할머니들은 한글을 배우며 저마다의 소원을 성취해나갔다는데, 그 소원이 어찌나 평범한 일상인지 모른다. 글을 모르니 우체국을 한 번도 못가 봤다는 할머니는 아들에게 쓴 편지를 손수 붙이러 가셨고, 한자 한자 꾹꾹 눌러 일기를 쓰거나 시를 쓰는 문학인들이 되었다.


검게 그을리고 깊게 패인 노년의 삶 속에서 그들은 희망을 찾고 훨씬 밝은 모습으로 살아온 날보다 적은 하루하루를 소중히 살아가고 있다.


얼마나 답답하셨을까, 얼마나 하고 싶은 말이 많으셨을까. 억압받았던 일제 강점기 못지않게 자신의 삶 자체를 포기하고 오로지 가정과 자식들을 위해 살던 내 어머니들이 여든이 넘은 나이에 글을 배우며 행복을 느끼는 모습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사는 기 와 이리 재밌노” 


얼마나 재미있으실까, 얼마나 시원하실까.

그동안 얼마나 쓰고 싶고 읽고 싶으셨을까. 얼마나 하고 싶은 말들이 많았을까!

문득 내 어머니는 어떤 꿈이 있으셨을까 궁금해졌다. 자신의 삶보다는 가족의 삶을 짊어지고 살아가는 이 시대의 어머니. 


미국의 최고 동기부여가 중의 한 명인 얼 나이팅게일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자신이 생각하는 모습 그대로 된다. 정신은 삶을 조정하는 핸들이다."라고 말이다.

분명 생각하는 대로 된다. 

마음이 무너지면 몸이 무너지듯, 생각이 무너지면 우리의 미래는 불투명해진다.

생각의 힘은 거리에 상관없이 대상을 변화시키고 나의 미래를 변화시키는 힘이 분명 있다. 


3년 전 어느 순간 한글 공부를 하기로 마음먹은 할머니들의 생각이 지금 할머니들의 꿈을 이루고 그로 인해 삶을 즐기게 되었다.

즐거운 생각만으로도 우리의 삶은 충분히 살만해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내가 생각하는 대로 나의 미래는 서서히 바뀔 수 있음을 명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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