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만난, 평범하지 못해 특별한 아이들의 이야기
졸업식을 끝으로 여름 방학이 시작되었고, 새 학기가 되면 새로운 만남이 시작될 것이다. 새 학기의 카운트 다운이 시작된 시점에서 나는 요즘 새로운 시작의 기분 좋은(?) 설렘과 긴장감을 맛보고 있다. 지금보다 몇 배는 더 설레과 긴장된 마음으로 “남다른 아이들”을 만난 지난봄을 생각해보면, 나도 꽤 용감했다는 생각이 든다. 미국에서 산 지 6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영어는 여전히 내 맘대로 어찌할 수 없는 상대였고, 그런 나에게 미국 공립학교에서 일을 시작한 것은 큰 도전이었다. 물론 시작하기까지 여러 가지 우여곡절이 있었다.
어쨌든 지난봄, 나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고 그런 나에게 날마다 새로운 도전으로 다가왔던 “남다른 아이들”을 만났다.
학교 이름과 출근시간만 통보받고 출근한 아침, 교장 Mr. F는 미국인들의 약간은 의례적인 반가운 악수 후 나를 교실로 데리고 갔다. 그 교실에는 특수학급 담임 Ms.R과 나와 같은 Full Time 보조교사 Ms.T, Part Time 보조교사 Ms.W, Ms.S, Ms.D 세 명이 함께 일하고 있었다.
그리고 교실에는 열세 명의 남다른 아이들이 있었다. 열세 명의 아이들은 우리가 보통 “아이들”이라고 부르는 일반 아이들과 다를 뿐 아이라 열세 명이 서로가 서로와 다른 아이들이었다. 남다른 아이들은 중증장애아들도 아니고 겉으로 보기에는 다른 아이들과 비슷해 보이지만 다운증후군이나 ADHD 같은 행동장애로 인한 학습장애를 겪고 있는 아이들이었다. 대부분의 감정의 기복, 예측할 수 없는 돌발 행동, 학습에 대한 의욕 부진과 오래된 학습 지체로 인해 일반 학급에서 수업이 불가능한 아이들로 3~5학년 아이들이 섞인 학급이었다.
나는 내 영어로 인해 놓치는 내용이 있을까 봐 긴장의 날을 새우고 하루를 보냈다. 다른 보조교사들은 그동안 늘 일손의 부족을 임시 보조교사들이 대치하다가 정규 보조교사인 내가 오자 무척 환영하는 눈치였다. 그래서 그런지 수시로 나에게 넘치는 정보와 조언을 해주었는데 모든 것이 낯선 나는 “Okay, Yes.”했지만 사실 “무슨 소린가~” 싶을 뿐이었다.
아이들은 이방인이 내가 자신들의 영역에 들어온 것이 반갑기보다 오히려 불편하기도 한 것 같았다. 아마도 내가 자신들의 공간에 있을만한 사람인가 아닌가 궁금했을 것이다.
새로운 곳에서의 첫날, 몸은 피곤하고 정신도 피곤했했지만, 하루를 무사히 보내고 온 것만으로도 나 자신이 기특하고 자랑스러운 날이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나는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도 들었다. 그것이 착각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데는 여러 날이 걸리지 않았지만, 그날 나는 스스로를 몹시 대견하게 여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