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잃어버린 자의 마음 "론리 하트"

미국 도서관에서 발견한 한국 책 읽기

by 날마다 소풍

특별히 할 일은 없는데 아무것도 안 하기는 시간이 아까울 때는 가벼운 소설책 한 권이 딱이다.






김언희,「론리 하트」, 파란 미디어, 2019





사랑을 잃은 자의 마음이라기에 뭔가 슬프고 애타는 이야기려니 싶었다.

그러나 책장을 몇 장 넘기지 않아 그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재벌 아들과 가난한 여자, 외로운 두 사람이 서로에 대한 진실한 사랑을 확인해가는 해피앤딩의 이야기였다.

돈 많고 엄격한 재벌의 아들과 그 아들을 짝사랑한 순수하고 가난한 대학 후배의 계약결혼 이야기는 수많은 드라마에서 본 것 같은 설정을 가진 뻔한 스토리였지만 재미있었다.

여느 멜로드라마 속 주인공처럼 두 사람은 피할 수 없는 자신들의 상황을 핑계로 결혼을 했지만 그것은 결국 운명이었다는 결론을 보여준다.

내가 10대나 20대 초반이었다면 어쩌면 두근거리며 책장을 넘겼을 수도 있지만 이제는 그런 마음으로 읽기에는 조금 낯이 간지러웠다.

그래서 가벼운 로맨스 영화 한 편 보는 것 같은 기분으로 아주 가볍고 재미있게 후다닥 읽었다.


더운 숨이 목덜미를 간질인다. 맞닿은 부분이 또 젖는다. 얜 왜 자꾸 우는 거야. 끅끅 소리도 안 내고 이렇게나 조용히.
"나는 우는 여자가 싫어. 청승맞아"


라며 부러 더 차갑게 마음을 숨기는 현건일이라는 남자


시은이 꼭 다움 입을 벌리고 숨을 짧게 내쉬었다. 고개를 숙이듯 바닥으로 시선을 내리고 말했다.
"죄송합니다. 아무것도 잘못된 거 없습니다."


착하고 순수해서 답답한 정시은이라는 여자


두 사람의 이야기는 뻔했지만 아무 생각 없이 술술 읽을 수 있어서 지루한 한나절을 보내기 좋았다.

잠깐 백일몽을 꾸는 것 같은 기분으로 세상의 일을 저만치 두고 싶을 때 읽으면 딱 좋은 이야기였다.


가끔은 별생각 없이 머리 쓸 필요 없이 술술 읽히는 책 한 권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책을 읽는 순간은 이야기에 취해 다른 세상에 있는 기분이 든다.

그것이 책 읽기의 즐거움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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