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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하승 Jul 16. 2019

'아들' 말고 '남편' 해줄께

앞치마를 잎은 사랑스러운 아내에게

^^ 오늘따라 앞치마를 입은 너가 사랑스럽더라,

너무 사랑스러워서 사진 한장만 찍겠다고 했었지

못 이기는 척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이렇게?' 라고 포즈를 취하는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은 것 같아.

우리가 처음 연애를 시작한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당신은 여전히 항상 밝고 톡톡 튀는 아름다움을 가졌어.

.

언젠가 나에게,

"오빠, 나이가 더 먹어서 주름이 자글자글해지고,

거울을 볼 때마다 내가 실망스러워지면 어떻게하지?"라고 했던

너의 물음이 생각난다.

오빠가 단언컨데... 지인이는 우리에게 손자가 생기는 날에도

손자들의 셀카에 익살스런 표정을 지어주거나,

할머니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섹시미와 귀염미를 보여줄거야

팽팽한 볼과, 커다란 눈은 조금씩 사라질지 몰라도

당신의 밝고 톡톡 튀는 아름다움은 여전하겠지.

.

여러포즈를 취하다가 결국 환하게 미소짓는 표정으로 남겨진 사진을 들여보다가

너에게 괜시리 마음이 짠해졌어.

.

나의 연약함을 저 미소로 오래 견뎌주었구나

나의 부족함을 저 미소로 오래 채워주었구나

여러번 그렇게 내 마음이 이야기해주더라고

.

처음 연애할 땐 '교회오빠'의 잘난맛에

교만함으로 내가 너의 삶에

그늘이 되고 온기가 되고 바람이 된다 믿었는데

.

우리가 같이 한지 10년이 넘는 날에 돌아보니

부모곁에서 덜 자란 날 아들처럼 다시 키우고,

내 마음 속 아픈 구석들 호호 불어주었고

연약했고 부족한 마음들을 너가 꼭 안아주었어

.

나도 웃어줘야겠어

좀 넉넉해져야겠어

이제는 덩치 큰 아들이 아니라

정말 남편 좀 되어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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