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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하승 Aug 16. 2018

아빠를 꼭 껴안고 잠들 너에게

아빠를 사랑하는 아내에게

내일이면,

30년의 시간을 함께 보내었던 가족이 이제  없는,

새로운 환경과 일상으로

아버지를 보내야 하는 사랑하는 아내에게.


근 한달,

급격하게 건강이 나빠지셨던 아버지를 보며,

그리고 그 옆에서

그런 아빠를 대하는 당신을 보면서

당신에게 아버지에 대한 사랑이 무엇인지

여러 생각이 들었어


조금은 거칠었고,

당신에게 공감적이지 않았던.

때때로 가족을 힘들게했던

당신의 아버지에게

당신은 어떻게 그렇게

'사랑한다'라는 말을 자주 건네고,

볼을 부빌 수 있었을까.


당신에게서 나는 사랑을 배워.


나처럼, 있어보이는 단어들이나,

현란한 수식어를 이용해서

나의 행위를 꾸밀줄만 아는 사람과는

전혀 다르게

분명히 당신은

진짜 '사랑'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


"사랑은 그 어떤 힘보다 허물을 용서하면서도

그것을 묵과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작은것에 기뻐하면서도

모든 것을 요구합니다"

C.S 루이스가 그의 책,

<고통의 문제>에서 사랑에 대해 썼던

이 글귀대로,

당신은 허물을 용서하면서도,

묵과하지 않았고

작은것에 기뻐하면서도,

모든 것을 내어놓았던것 같다.


당신은 내일의 안위를 걱정해서,

오늘의 사랑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당신의 미래의 평안을 위해서

사랑의 흔적을 남기는 일을 주저하지 않았어.


그리고, 나는 그러한 당신의 모습이

그리스도를 닮았다고 느꼈어.


아버지를 돌보는 일에

고통과 슬픔을 느끼면서도,

사랑하는 일에 주저함이 없었던 너의 모습이


겟세마네에서 "이 잔을 내게서 치워주시옵소서"라면서도

"주여 뜻대로 하옵소서"를 말씀하셨던.


우리와 함께하는 것,

자신을 내어놓는 일에 주저함이 없었던

예수 그리스도 그분 말이야.


지인아.

너로부터,

거룩과 사랑의 모양새만을 취하는 것이 아닌

사랑하기로 작정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나는 새롭게 배운다.


거룩해 보이는 단어가

거룩을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며,

사랑이라는 글자를 포함한 말이

사랑을 만들어주는 것이 아님을

나는 다시 깨닫게 된다.


사랑하는 지인아.

지난 한달 간.

그리스도를 닮아 주어서 고맙다.


부족한 나도, 그리스도를 힘써 닮아가야겠다.


아빠를 꼭 껴안고, 잠들 오늘.

지인이와 우리 아버님에게.

하나님의 축복과 평안이 있기를.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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