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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의 기적

글제 : 아침

by 김미희건이나비

2022년 코로나가 잠잠해지며 답답한 마음으로 지내던 때였다. 우연히 김미경 강사가 진행하는 ‘모닝 짹짹이’를 알게 되었다. 새벽 5시, 줌으로 모여 하루를 시작하는 프로그램이었다. 강사님은 당신이 힘들 때마다 항상 새벽을 두드렸단다. 코로나로 강의도 못 나가고 직원들 봉급도 못 주게 되어 고민하다가 시작한 새벽 기상 도전이었다.


1년 동안 새벽을 깨우는 훈련을 했다. 처음 14일간은 함께, 이후는 스스로 이어갔는데 2월에 시작해서 12월 끝까지 완주할 수 있었다. 매달 참여자가 늘며 전국 아니 전 세계와 연결되었다. 지금도 노르웨이에서 줌을 여는 사람이 있어 인터넷상에서 한 달에 두 번은 서로 안부를 나눈다.


사실 늘 새벽을 동경했다. 아이들 등교 시간에 맞춰 일어나긴 했지만, 새벽을 누릴 수는 없었다. 어쩌다 아이들이 고3이 되면 백일 정도, 새벽에 가까운 절에 다녔으나 계속 이어지진 않았다.

김미경 강사 덕분에 새벽을 깨울 수 있었고 11달을 완주했다. 그러면서 맨발 걷기도 병행하고 유튜브, 블로그, 인스타 등도 줌에서 배울 수 있었다. 그때 강사님이 참 잘한 일은 처음 시작할 땐 2학년이 1학년을 가르치듯 하면 된다고 알려면서 주부들에게 용기를 많이 주었다.

나도 한동안 향기테라피로 줌 수업을 하기도 했었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무료 수업들도 많았다. 다들 무료 나눔을 하고 나서 심화 과정으로 유로 과정을 진행했다. 덕분에 조금씩 말은 알아듣는 정도로 배움을 얻었고, 세월이 변하니 새벽 짹짹 이들도 각자 자기의 길을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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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금, 나는 혼자 모닝 페이지를 쓴다. 쥴리아 카메론이 쓴 ‘아티스트웨이’를 줌에서 같이 읽고 있는데, 거기서 강조하는 것이 모닝 페이지와 아티스트데이트이다. 새벽에 일어나 무조건 생각나는 대로 두세 페이지를 써 보라고 했다. 그리곤 그것을 다시는 보지 말라고 한다.

울분을 쏟아낼 때도 있었고 어떤 땐 강의를 요약할 때도 있었고 정말 쓸 말이 생각나지 않으면 필사하기도 하면서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일주일에 한 번은 혼자만의 데이트하라고 한다. 혼자 밥을 먹고 영화도 보고 산에도 가고 뭔가 사고픈 것을 사기도 하고 혼자 데이트하라고 한다.


어느덧 새벽 가상 4년 차다. 눈에 띄는 큰 변화는 아니지만 매일을 적극적으로 맞이하게 되었다. 환자를 돌보면서도 우울증에 걸리지 않고, 밝고 행복한 어른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큰 감사다. 새벽기상은 내게 시간을 준다. 새벽은 내게 기적이자 선물이다. 하루를 조금 일찍 열어가는 작은 습관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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