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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미희건이나비 Dec 13. 2024

자유로운 사람이 돼라

글제: 사랑


  2025년 1월에 법륜스님과 함께하는 인도 순례를 신청했다. 16박의 일정이고 호텔에서 쉬어가면서 하는 편한 여행이 아니라 단기 출가 같은 수행의 의미가 있다. 부처님의 발자취를 따라 부처님의 행적과 가르침을 생각하면서 내 삶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에 의의를 두고 싶다. 신청하고 걷기와 운동을 하면서 미리 조금씩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러다가 갑자기 ‘깨달음의 장’이 생각났다. 2018년에 불교대학을 다니면서 4박 5일이나 되는 일정이라 포기했었다. 이제는 갈 수 있는 여건이 되어, 인도 가기 전에 다녀와야겠다고 맘먹었다.

 그곳 또한 만만한 일정은 아니다. 좌식으로 앉아 있어야 하는 과정이라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다행히 몸이 잘 버텨주었고 4박 5일을 잘 마무리했다. 처음 들어서는데 깨장 2322기라는 글이 크게 보인다. 거기에서 마음이 열렸다. 한 달에 몇 번 열리는지 정확지 않아서 계산이 안되지만 아무리 짧게 잡아도 30년은 족히 넘는 시간이었다. 30년 넘게 지속되어 올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이었을까?   

 법륜스님이 직접 하시는 것도 아니고, 핸드폰도 반납하고 시계도 없이 법사 스님이 안내자로, 도우는 이 두 분과 함께 그 여정을 마주했다. 모두가 봉사로 이어지는 이곳이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이어 갈 수 있는 힘은 무엇인가? 도대체 사람들은 왜 끊임없이 이곳으로 모여들고 있는가? 마음을 힐링하는 프로그램도 무수히 많지만 오랜 시간 이어져 온 데는 큰 무언가가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것은 법륜스님의 대중을 향한 무한한 사랑이 아닌가 생각한다. 처음 스님이 되어 괴로움이 없고 자유로운 사람, 이웃과 세상에 보탬이 되는 보살의 삶을 서원하셔서 정토회를 설립하셨다. 물론 많은 어려움을 마주하셨으리라. 하지만 스님은 늘 먼저 행동부터 하는 분이셨다. 지금은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를 전하는 평화 운동가이자 제3세계를 지원하는 활동가이며 인류의 문명 전환을 실현해 가는 사상가, 깨어있는 수행자이시다.

 일차 만 일 기도를 작년에 마치고 2차 만 일 기도가 진행 중이다. 나는 잠시 1년 정도 수행을 따라 했는데, 만 일은 30년의 세월이다. 하루도 거르지 않으시고 새벽 5시에 기도가 시작된다. 만 일을 천일 열 번, 천일을 백일로 열 번으로 나누어 1-1부터 시작해 10-10으로 끝이 났다. 사람은 석 달이면 맘이 조금 열리고 3년이 지나야 좀 바뀌며, 사회는 30년이 지나야 바뀐다는 생각으로 만든 수행이었다.


  정토회는 계속 이어져야 한다고 2차 만 일 기도가 2023년에 다시 시작되었다. 그리고 인도를 매년 1월에 500여 명의 신도와 함께 순례하신다. 상상해 보라 선진국도 아닌 열악한 인도에서 500명이라니… 스님은 모든 시스템을 간단하고 명료하게 만들어 인원이 대체되어도 매뉴얼대로 하면 되도록 만드셨다. 심지어 네팔 비자, 인도 비자받는 것도 우리 순례자들이 직접 할 수 있도록 만들어두셨다. 

 이미 33년을 지나고 34회 차를 맞이한다. JTS 국제기구를 만들어 못 먹고, 치료받지 못하는 열악한 사람들을 도우시고 북한도 인도도, 지금은 부탄에서 지속 가능한 지구의 표본을 만드시려고 애쓰는 중이다.

 즉문즉설은 또 어떤가. 장가도 안 간 나에게 자꾸 시집 이야기를 하냐고 웃으면서 말씀하면서도 자신이 말하는 동안 깨칠 수 있도록 이끌어주신다. 모든 이들이 괴롭지 않고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려는 큰 사랑이 있기에 그 모든 것이 가능하리라 믿는다.


  법륜스님이 행사하고 간 자리에는 쓰레기 하나 남지 않는다. 얼마 전에 장수 죽림정사에서 ‘만인 평화선언’ 행사를 했는데 버스만 240대가 전국에서 모여 행사했는데도 얼마나 일사불란하게 진행되었는지 다녀온 분들이 다들 놀랐다고 했다. 모두 각자의 도시락과 텀블러를 들고 오니 쓰레기가 나올 것이 없다. 

 지금도 더워지는 지구를 우리가 겪고 있으면서도 정신 차리지 못하고 있는데, 근본 소비를 줄이는 일이 너무 시급하다고 하신다. 큰 사랑의 품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도 생각해 볼 일이다. 넓게 보고, 편견을 없애고 보는 습관을 장착하고 모두가 행복한 큰 사랑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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