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을 마치며
돌이켜보면 연애를 아주 많이 해봤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확실한 건 'K는 조금 다르다' 는 거다. 만남을 거듭할수록 이 사람과의 인연이 꽤 길게 이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너무 오래간만에 하는 연애여서 그런 걸까? 나이를 먹으면서 성숙해진 걸까?
우리는 설레던 5번의 만남 끝에 진정한 '연인'으로의 출발을 약속했다. 30대에 시작한 연애도 20대만큼, 아니 어쩜 20대보다도 어쩌면 순수하고 설렐 수 있음을 느끼는 바다. 상대가 웃으면 나도 웃고, 그가 좋으면 나도 좋은 뭐 그런, 얄딱꾸리한 감정이 마구 올라온다.
우리가 인생을 대할 때도 막 시작한 연애처럼 대하면 얼마나 좋을까. 이러쿵저러쿵, 나이나 상황 따위에 구애받지 않는 태도 말이다. 사랑 앞에 뭔들? 인생도 마음 끌리는 대로 하되, 그 끌림이 긍정적인 방향을 주고 있으면 그만이다. 그렇게만 인생을 바라볼 수 있으면 삶은 덜 고통스러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나는 낙엽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어느 가을날, 예고에도 없던 연애를 시작하게 됐다.
아무렴. 소개팅 나가길 잘했다. 귀찮음을 잠시 참고 사람 만나보길 잘했다. 나가서 밥이라도 먹고 오자고 가볍게 생각하길 잘했다. 연애하길 잘했다. 역시, 인생은 알 수 없다.
문득, K라는 사람과의 결말이 궁금해진다. 그와 나는 뜨거웠지만 스치는 인연이 될까? 아님, 매일 뜨겁진 않더라도 곁에 언제고 따뜻하게 서 있어줄 수 있는 인생의 동반자가 될까? 과연, 인생은 알 수 없다.
*훔쳐 읽는 연애일기 '썸'편을 마칩니다.
이어지는 일기는 연애를 하면서 느끼는 남녀 관계, 갈등, 사랑 등에 대한 고찰을 작성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