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
간혹 고객이 "이 서비스는 어느 업종에서 잘 쓰나요? or 많이 쓰나요?" 라고 물었을 때 욕심부린다고 "아, 저희 서비스는 모든 업종에서 다 잘쓰고 있습니다! 금융, 제조, 유통, IT 모두 잘 쓰고 있어요!" 라고 말하는 건 0점짜리다.
고객이 물어볼 때는 항상 의도가 있는데 어느 업종에서 잘 쓰이냐고 물어보는 건 우리 업종에서도 너희 서비스를 사용하는 곳이 많냐는 질문이다. 설령 전 업종에서 잘 쓰이고 있는 제품이라도 "저희 특성상 두루 잘쓰기는 하는데 특히 OO(고객이 속한 업종의 대범위)에서 잘쓰고 계세요. AA사 아시죠? 거기도 저희 고객이에요. " 라고 답해주는 게 좋다. 실제 고객이 속한 업종의 이름있는 기업이 쓴다면 더할 나위없이 좋고 고객보다 상위 클래스라면 더더욱 좋다. 경쟁사라면 검토만 했었다고 언급해도 좋다. 어찌되었건 고객으로 하여금 불확실함에서 안정감과 신뢰감을 주는 게 중요하다.
결국 고객이 실무자든 대표든 우리 서비스를 도입해서 실패하면 욕은 그 사람이 다 먹어야한다. 내 러닝메이트를 그렇게 물먹일 순 없지 않은가. 위와 같은 고객질문에 '다 쓰는데요?' 라고 말하려면 SAP이나 Salesforce같이 해당 도메인의 대표가 아니라면 굉장히 오만방자하고 우리 회사가 고객 세그먼트도 이루어지지 않았어요~라고 자랑하는 것과 같다.
물론 그런 책임있는 답변을 주려면 실제 우리 고객사 중에 해당 업종이 몇 군데있는지, 없다면 해당 업종에서 주로 쓰고 있는 서비스나 제품이 어떤 것인지, 그것과 우리의 차이가 무엇이고 장단점은 각각 어떤 것인지, 솔직하게 담당자도 알고 나도 아는 우리 단점을 시원하게 밝힌 뒤 어떤 장점으로 반전을 끌어올지, 그게 설령 진짜 장점이 아니라면 성실과 업력, 고객과의 신뢰 구축 사례 등 그걸 커버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모조리 싸그리 깡그리 다 알아야 한다.
그래서 자사 서비스와 제품을 만든 사람보다 잘 알아야하는게 세일즈다. 고객보다, 개발보다, 대표보다 잘 알지 않으면 위기 사항에 대처할 수 없다. 물론 좋은 세일즈맨이 빛나는 순간은 단연 위기의 그 순간이다.
그러니 허파에 바람불어넣지 말고 공부부터 하자. 그리고 고객한테 헛소리 좀 하지말자! 요샌 고객이 더 잘 알고 있는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