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에 침 뱉는 놈 없다) 돈 많이 벌어요?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당신에게, 지금까지와는 다른 조언 #1

by 꿈꾸는 맹샘

"저는 이번 수업을 하면서 역시 돈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직업을 선택할 때 돈을 꼭 고려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미래의 직업을 가질 때 고려해야 할 점들에 대한 수업이었는데, 그중 우리 반에서 가장 적극적인 아이가 일어나서 수업의 마무리에 덧붙인 말이다. 교사 4년 차 때 부천에 있는 교감 선생님 10여분을 보시고 진로 관련 공개수업을 한 적이 있다. 사실 4년 차면 회사에서 막 대리를 단 정도의 직급이니 얼마나 떨렸겠는가. 그래도 그때 진로교육 실천사례에서 수상도 하고 자신감이 넘치던 시기여서 당당하게 공개수업을 하겠노라고 했다.


직업을 고려할 때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가. 돈. 옛 속담에도 '돈에 침 뱉는 놈 없다'는 말이 있다. 직업을 고를 때 돈은 생각보다 굉장한 기준을 차지한다. 그리고 우리가 직업을 지속하거나 바꿀 때에도 돈은 꼭 들어가는 일 중에 하나다. 하지만 돈이 직업의 전부가 아니기도 하다. 그래서 돈은 직업을 고를 때 중요한 요소로 들어가기에 그것도 좋은 생각이지만 돈 말고 다른 고려할 요소들도 있다는 거 알고 있지요? 정도로 이야기하며 수업을 마무리했다.


수업 반성회 시간에 교감선생님들이 마치 심사위원처럼 의자에 앉아있고, 난 무대에 섰다. 마치 경매를 하는 데 좋은 물건인지 아닌지 뜯어보는 자리의 느낌이었다. 우선 내가 오늘의 수업 소감을 간략히 설명했다. "아이들의 모둠활동을 통해 직업을 가질 때 고려해야 할 요소들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직업을 고를 때 생각해야 하는 다양한 점을 아이들이 그동안 공부해왔었는데 그걸 종합하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라고 말을 했다.


말이 끝나자마자 한 남자 교감선생님이 손을 번쩍 들더니 마이크를 가져가셔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니, 초등학교 교실에서 아이들이 돈을 얼마나 많이 버는지가 중요하다는 걸 가르치는 게 말이 됩니까? 돈이 전부가 아닌데, 아이들에 대한 선생님의 대처가 미흡했던 거 아닙니까?"


그때 정말 등줄기에 땀이 흐른다는 게 이런 말이구나 싶었다.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다. '돈에 대해 더 적극적으로 다른 생각을 하지 말라고 했어야 했나.', '내가 너무 자본주의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나'라는 생각이 스쳤다. 4년 차 교사가 수업에 대한 확신을 갖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때, 옆에 한 교감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아니, 이 사람아, 직업을 선택하는 데 돈보다 중요한 게 어딨어? 애들보다 못한 사람일세."


농담 반 진담 반이 섞인 저 말씀에 그냥 한바탕 웃으며 유야무야 저 질문이 넘어갔다. 하지만 지금도 진로교육에 있어 돈은 항상 나의 고민거리이다. 직업 선택에 돈이 정말 중요하지만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어느 정도까지 이야기를 해 주어야 할까? 어른이 되어서 직업 선택에서 돈을 어느 정도 중요하게 여겨야 할까?


진로교육이 어려운 것은 사람마다 갖고 있는 기질과 상황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로 아이들이 스스로 찾아볼 수 있는 진로교육을 하는 것을 좋아한다. 정해진 틀을 따르기보다는 아이들이 틀을 찾아나가는 교육 말이다. 여러 직업을 소개하다 보면 항상 저 질문이 나온다.


"돈 많이 벌어요?"


사실 저 질문은 어른이 되어 직업을 선택할 때에도 굉장히 중요한 질문이다. 내가 얼마나 노력하는지에 따라 물론 소득이 달라지겠지만 평균적인 소득이란 것이 있기 때문이다. 난 아이들에게 항상 이렇게 이야기해준다.


"그 직업의 평균 소득은 0000원 정도야. 물론 상황이나 개인의 능력에 따라 더 벌 수도 못 벌 수도 있지. 그런데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면서 버는 돈과 자신이 원하지 않는 일을 하면서 버는 돈은 가치의 차이가 꽤 크단다."


그러면 아이들은 한 번쯤 더 생각을 해본다. 내가 원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벌고 싶다는 욕망은 누구에게나 있기 때문이다. 매슬로우의 욕구 단계 중에서도 가장 높은 단계는 자아실현의 욕구이다. 그렇기 때문에 돈을 버는 것과 동시에 자아를 실현하는 것 또한 굉장히 중요한 문제이다. 하지만 직업의 주요 목적은 돈을 벌기 위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아실현과 돈은 함께 가야 할 문제이다.


나도 사실 돈만 생각하면 한의사도 될 수 있었고, 공학자가 될 수 있었고, 사업을 할 수도 있었다. 물론 꼭 성공했으리라는 보장은 없긴 하지만 말이다. 가끔 학교일이 힘들 때 다른 직업을 선택할 걸 후회를 할 때가 왜 없겠는가. 그런데 난 지금이 참 좋다. 아이들의 눈을 바라보며 미래를 이야기하고, 서로를 격려해 주는 교사라는 직업이 말이다. 이 일을 하면서 돈도 벌고 있으니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우리 사회는 돈을 터부시 하는 경향이 강한 편이다. 돈을 벌기 위해 무언가를 한다는 것이 부끄럽게 여겨진다. 목표가 돈이라는 이야기를 입밖에 꺼내면 왠지 모르게 천박한 사람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돈을 버는 루트가 다양해 짐에 따라 사람들의 생각도 달라지고 있다. 직업보다 재테크에 열을 쏟고, 유튜브나 저작 활동을 하며 부캐로 돈을 버는 시대이다. 이런 시대에 돈에 대한 객관적이고 올바른 시각을 어른들부터 갖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어른들도 직업을 선택할 때,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버는지에 대한 생각이 이루어져야 할 시점이 아닌 가 싶다. 돈에 침 뱉는 놈은 없다지만, 침 뱉은 돈만 벌며 불쾌한 기분으로 직업을 갖고 살아가고 싶지는 않으니 말이다. 믿는 직업에 발등이 찍혔다고 생각할 때, 돈이 정말 내가 원하는 만큼의 돈인지, 내가 원하는 일을 하며 버는 돈인지를 제일 우선적으로 생각해 봐야 하는 이유이다. 직업에는 돈이 중요하지만 돈이 전부는 아니라는 사실은 꼭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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