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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필런 Apr 03. 2019

'인싸'는 필요하지만 '사교성'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직장인의 절망은 어떻게 만들어 지는가

나도 벌써 10여년째 회사 짬밥을 먹다보니 이제는 신입사원 채용 면접관 역할도 하게 되었다.

그 어떤 프로젝트보다도 어깨가 무거웠다. 어떠한 질문을 던져야 할지, 그들의 강점은 무엇인지 분석하고 또 분석했다.

5명으로 구성 된 면접관들에게 인사팀장이 사전 오리엔테이션을 시작한다.


“요즘 ‘인싸’ 라는 단어 들어보셨죠? 아무래도 신입사원은 인싸들이었으면 합니다. 사회성도 좋고, 회사에 새로운 기운도 줄 수 있는 ‘인싸’들을 뽑아주시기 바랍니다”


면접이 진행된다.

인사팀장의 사전 오리엔테이션에 맞춰 사회성과 친화성 중심의 질문이 오간다.

그런 와중에 스펙도 좋고 인물도 좋고 성격까지 좋아보이는 한 면접자에게 질문이 집중된다.


“주말엔 주로 뭐 하십니까?”

“네 저는 친구가 많고 사교성이 많기 때문에 동호회를 무려 5개나 다니고 있습니다. 동호회 사람들이 서로 저를 나오게 하려고 난리도 아닙니다”


나는 그의 사회성과 당돌함에 맘에 들었다. 그야말로 탐나는 인재였다.

그의 면접이 끝나고 면접관들이 짧게 그에 대한 평을 남긴다.

'좋은데요?' '저 친구야 말로 핵인싸인데요?' 등등.


하지만 우리 중 가장 큰 권한을 가진 김부장이 말한다.


“다 좋은데 말이야 저런 친구는 동호회 나간다고 야근도 안하고 주말근무도 안한다고 할 것 같은데 말이야”




-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습니다?

- 따귀는 때렸지만 뺨은 때리지 않았습니다?

- 돈봉투와 접대를 받았지만 비리를 저지르진 않았습니다?

- 세금은 올리겠지만 증세는 아닙니다?

- 캐디가 귀여워 만지긴 했지만 성추행은 아닙니다?

- 인싸는 필요하지만 사교성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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