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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열 Mar 25. 2019

'마음가짐'은 그냥 생기는게 아니다

생각

뭐든지 꾸준히 연습하면 능숙해진다.

“심리치료를 통해서 변화되기를 바라는 점이 있다면 그건 무엇일까요?”  


내담자와의 첫 상담 세션에서 상담의 목적을 우선적으로 물어보게 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내담자가 상담소에 찾아온 이유를 모른 채로 상담을 진행하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이 아닌가. 상담소를 찾아오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고 그 목적도 매번 다르지만, 요즘 따라 공통적으로 자존감을 포함해서 자주 등장하는 주제가 있다면 그건 동기부여의 결여긍정적인 마음가짐의 부재다. 


생각해보면 친구들끼리 고민을 이야기하면서 서로에게 ‘왜 이렇게 부정적이냐’라는 충고를 할 때가 있다. 그러면 자연스레 “나도 그러면 안되는데 이게 참 힘들다”는 말이 나오고, 그러다 테이블 구석에 앉아있는 나에게 시선이 쏠린다. “어떻게 해야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가지냐”는 질문과 함께. (밥 먹는데 말 시키지 마. 주말이라 놀러 나왔는데 일 시키지 마.)


부정적인 생각과 동기부여의 결여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생각된다. 부정적인 생각이 많아지면, 상대적으로 동기부여는 점점 더 떨어지게 된다. “어차피 다이어트는 실패할 것 같다!”는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할수록, 다이어트를 할 동기부여는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사례가 흔한 예가 아닐까. 어찌 보면 동기부여의 결여는 습관화된 부정적인 생각이라고 봐도 될 것 같다.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가지는 방법은 어떻게 보면 대단히 단순하다.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다. 불어 회화 학원에 다니면 불어에 (능통하지는 않더라도) 익숙해지고, 피아노를 매일 연습하면 (피아니스트가 되는 것은 아니더라도) 건반 사용에 익숙해진다. 우리가 부정적인 마음가짐을 가지는 이유는 마찬가지로 우리가 부정적인 생각을 여러 번 연습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연습량이 늘어날수록, 더 빈틈없고 효과적인 부정적 사고 전문가가 되어버린다. 


우리는 왜 부정적인 생각에 익숙해진 것일까? 어쩌면 불안감을 기초로 한 우리의 교육 방식의 문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잘 될 거야” 우리는 행복해지기 위한 삶보다는 “너 이거 안 하면 망한다” 도태되지 않기 위한, 낙오자가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삶을 살게 가르친다. 이러한 시선의 차이, 그리고 지속적인 생각의 주입은 전진보다는 후퇴를 피하기 위한 마음가짐, 불안을 탈피하기 위한 생활에 기초를 두게 된 것 같다. 


“그렇게 태평한 마음가짐으로 있다가 카운터 맞고 쓰러지면 어떡하냐?”라고 물어본다. (자만했다가 큰 코 다친다, 는 이야기다). 권투 시합에서 긴장을 풀라고 해서 글러브를 링 밖으로 던지라는 게 아니다. 가드를 올리면 올릴수록 그 방어벽은 두터워지지만 동시에 시야 또한 가리게 된다. 시합에서 상대방이 나에게 던지는 주먹이 전부 치명타는 아니다. 모든 것을 다 방어할 걱정을 한다면, 주먹을 뻗을 수 없는 것처럼, 긍정적인 생각의 연습 없이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가지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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