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이 짧아서 빈말을 못 배웠어요
진심 어린 빈말이 진담이 되기까지
"배움이 짧아서 빈말을 못 배웠어요."
내가 언제부터 이 말을 썼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사회생활을 하면서 필요할 때마다 이 멘트를 적절하게 잘 써왔다. 나와 마주한 이가 좋아하거나 자랑스러워할 것을 찾아서 칭찬한 뒤, 이는 진심이라며 빈말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미팅과 회식에서 상대의 기분을 좋게 만들면서 전체적인 분위기를 유하게 만들기에 이 문장은 최적이었다. 빈말을 못 배웠다고 말하면서 자연스럽게 빈말은 늘어갔고, 이 말이 필요한 상황에서 말을 꺼내는 속도는 빨라졌다. 마치 훈련된 운동선수의 움직임처럼...
그렇게 사회생활은 이어졌고 이 말은 무기처럼 계속 쓰였다. 그러다가 이 말이 진심이 된 순간을 마주했다. 빈말이라고는 해도 상대에 대한 관찰과 이해가 동반되어야 하기에 어느 정도는 늘 진심이었지만, 그때는 진실되게 순도100%의 진심이었다.
올해 초에 겪은 일이다. 내 자신이 낯설 정도로 입이 떨어지지 않았고, 느리게 말이 나왔다. 세번째 회사에서 일을 시작한 뒤 처음으로 인터뷰를 갔을 때의 일이다. 크게는 '일하기 좋은'이라는 타이틀 아래 성장가능성, 워라밸, CEO지지율 등의 지표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회사를 찾아가는 인터뷰에서 빈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그들의 일과 삶에 진심인 사람들과 함께 했다.
그 후에 '배움이 짧아서 빈말을 못 배웠다'는 내 빈말은 진심으로 내가 뭔가를 느낄 때만 할 수 있는 말이 되었다. 그들의 진심에 동화된 것처럼 여전히 현재진행형으로 이어지는 인터뷰에서 나는 뭔가를 진심으로 느끼거나 생각했을 때만 저 말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인터뷰를 마친 뒤 콘텐츠에는 담지 못하는, 담을 수 없는 그런 감정과 내용이다. 그래서 이 공간을 활용해 그간 있었던 인터뷰에서 진심을 느꼈던 순간들을 '배움이 짧아서 빈말을 못 배웠어요'라는 타이틀 아래 정리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