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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인 May 13. 2019

프롤로그 : 여행의 이유

무계획, 그러나 비장한 여행을 앞두고 


5월 16일부터 4주간 포르투갈 여행을 떠나게 됐다. 항공권을 구매한 건 5월 10일 금요일. 숙소는 아직도 정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만사에 태평한 성격 덕에 장기 여행에 대한 설렘이 걱정을 압도한다. 




최근에 김영하 작가의 <여행의 이유>를 읽었다. "여행기란 외면적 목표를 이루기 위해 떠나지만 원래 성취하고자 했던 것과 다른 내면적 목표를 얻어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여정을 기록한 것"이라는 구절이 있다. 그러니까, '외면적 목표'는 여행 계획 단계에서 설정하게 되는 것이고 '내면적 목표'는 여행을 다녀온 다음에야 깨닫게 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이 글은 여행 '마이너스 3일차'에 쓰는 프롤로그이므로 전자에만 집중해보자. 외면적 목표란 '왜 이 여행을 가게 되었는지'에 대한 답이다.


여행의 이유


'간헐적 백수.'
대학 졸업 후 취업과 퇴사를 반복하는 내 자신을 표현한 구절이다. 나는 왜 한 집단에 진득히 뿌리 내리지 못하고 이리 저리 바람에 흩날리는 민들레 홀씨 같은 삶을 살고 있나. 

하고 싶은 일이 있어 퇴사했고, 그것을 새로운 곳에서 실현할 수 있을까 싶어 재취업했다. 4월 중순부터 지금까지 다시 놀고 먹는 신세가 된 건 전 직장이 '역시나'였기 때문.

Q. 하고 싶은 게 대체 뭔데?
A. 유익하고 유쾌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것. 

이를 업으로 삼으려면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첫째, 지치지 않고 콘텐츠를 생산하는 창의력과 열정. 둘째, 타인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재능. 첫째는 나의 의지에 달린 일이라 자신 있지만, 둘째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내가 괜찮은 작가 겸 일러스트레이터가 될 수 있는 자질이 있는지. 

내 자신을 시험해보기로 했다. <여행의 이유>에서 김영하 작가가 그랬다. "여행은 우리를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와 아직 오지 않은 미래로부터 끌어내 현재로 데려다 놓는다"고. 그래서 일단 떠나보기로 했다. 모든 에너지를 오롯이 글과 그림에 집중한다면 나는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알고 싶다. 

요약하자면, 이 여행은 '하고 싶은 게 뭔데? 얼마나 잘할 수 있는데?'에 대한 답을 하는 것이 목표다. 여행을 마치고 에필로그를 쓸 때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외면적 목표의 성취 여부도 궁금하지만, 그보다 어떤 값진 깨달음을 내면적 목표로 얻었을지가 너무 궁금하니까. 

잘 다녀오겠습니다!

P.S 목적지가 포르투갈이 된 데에는 별다른 이유가 없습니다. 그저 인터넷에서 본 몇 장의 사진에 마음을 빼앗겼을 뿐이에요. 실제로도 매력 넘치는 곳일지, 앞으로 부지런히 올릴 포스팅에서 확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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