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인구의 80%는 살아가면서 한 번 이상 요통을 겪는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이유는 당연히 직립보행이 원인이다. 그렇다고 네 발로 걸어 다닐 수는 없지 않은가. 시간이 지나도 계속 서서 움직일 수 있도록 기초 골격을 지지해주고 견인해주는 안전장치가 필요하다. 그러한 안전장치가 바로 근육이다. 사람들의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인해 디스크판이 밀려 나오거나 왜곡되어 생기는 통증을 '디스크'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디스크를 다른 말로 '추간판'이라고 한다. 추간판은 척추와 척추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하는 구조물이다. 중앙의 핵과 바깥의 섬유판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핵은 수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액체로 되어있으며, 섬유판은 탄력성이 있는 섬유조직이다. 이 핵이 자체 압력으로 척추의 간격을 유지시켜 주는 것이다.
나이가 들면, 핵 속의 수분이 줄어들어 안정성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때문에 노화를 겪을수록 허리의 안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해진다. 꼭 노화가 아니더라도, 잘못된 자세나 무리한 동작으로 인해 추간판이 밀려 나오거나, 추간판 중앙의 핵이 깨져 수분이 흘러나와 굳어지면, 지나가는 신경을 건드려 통증을 만들기도 한다. 원인은 다양할 수 있다. 그중 몸 관리를 하지 않아 생긴 지방이, 짐이나 걸림돌로 작용하여 압박하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우리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노화를 최대한 미루려면, 건강한 척추관리 습관이 필요하다. 당연히 제대로 된 근력운동을 규칙적인 반복에 의해 관성으로 만들어야 한다.
허리디스크를 케어하는 데 필요한 근육은 크게 4가지다. 척추기립근, 둔근, 소흉근, 능형근이다. 척추기립근은 척추를 직접적으로 잡아주는 근육이다. 둔근은 척추를 받쳐주는 근육이다. 둔근은 대둔근과 중둔근으로 나뉘는데, 그중 중둔근이 중요하다. 하지만 대둔근이 없으면 중둔근을 만들 수 없으므로 둔근으로 보는 것이 맞다. 소흉근이 의외의 근육이라 생각이 될 수 있다. 소흉근은 어깨를 펴게 할 수 있는 근육이므로 윗등이 펴져 척추를 바로 서게 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마지막으로 능형근이다. 소흉근이 앞쪽을 펴주는 근육이라면 능형근은 뒤쪽을 펴주는 근육이다. 이러한 논리는 물론 필자만의 논리이다. 다른 트레이너나 의사들은 다른 관점에서 생각할 수 있음을 미리 말해둔다.
척추기립근
둔근
소흉근
능형근
척추를 바로 세우기 위해 기본자세가 있다. 고립(isolation) 자세이다. 양손에 깍지를 낀 채로 아래 방향으로 내려줄 때, 어깨가 같이 내려가면서 펴져야 한다. 힙은 위로, 허리는 아래로 힘의 방향을 만들어야 하는데, 사실 근육 베이스가 없으면, 힘의 방향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다. 즉, 근육이 있어야 힘도 마음대로 줄 수 있는 것이다. 거북목과 라운드 숄더, 척추측만과 같은 가장 흔한 체형 왜곡을 바로잡는데 효율적인 동작이다. 하지만 평소에 잘못된 자세가 체형 왜곡을 만들었듯이, 이러한 자세를 관성적으로 만들어 주어야 체형교정이 가능하다. 하지만 누군가의 자세를 관성, 즉 습관으로 만들려면 당연히 자세에 대한 엄청난 잔소리와 통제가 필요하다. 고립 자세를 만들어 근력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면 자세 관성이 만들어지고, 근육이 붙는 과정에서 고립이 더욱 편안해질 수 있다. 편안한 자세는 자주 하게 되고 그것이 관성이 된다면, 체형 왜곡도 점차 사라지게 된다.
척추는 7개의 경추, 12개의 흉추, 5개의 요추로 구성되어 있다. 척추 디스크의 손상이 가장 많은 부위가 요추 4~5번, 요추 5번과 엉치뼈인 천추, 요추 3~4번 사이의 디스크판 순이다. 순서로 볼 때 아랫 등, 즉 허리 부분의 손상이 많다. 그 이유는 당연히 좌업 하는 환경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그것도 잘못된 자세로 앉아서 일에 집중한다면 더더욱 디스크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평소 고립 자세를 규칙적으로 반복해주고, 틈틈이 쉴 때 스트레칭을 해 주어야 하며, 무엇보다 고립과 함께 근력운동을 하는 습관만 만들어도 디스크 손상을 상당 부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현재 디스크 증상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수술이나 시술 없이도 근력운동을 통해 디스크를 고칠 수 있다. 아니, 운동을 통해 고쳐야 하는 것이 맞다. 수술이나 시술을 통해 통증을 없앤다고 하더라도, 근육 소실에 의한 노화를 막을 수 없으며, 평소 습관을 바꾸지 않는다면 또다시 통증이 찾아올 것이다. 시간문제다. 때문에 평소 척추를 보호해 주는 관성적 자세와 근력운동 습관이 만들어져야 평생 건강한 허리를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디스크 환자를 위한 재활 근력운동을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척주 기립근/ 둔근
사실상 척추기립근 운동은 대부분 둔근과 연결되어 있어 분리해서 생각할 필요가 없다. 조금 더 근육을 확장시키면 햄스트링과도 연결된다. 또한 둔근은 허벅지 근육을 단련할 때 개입되기 때문에 하체 근력운동만 꾸준히 해도 둔근은 자연스럽게 만들어지게 된다.
1) 하이퍼 익스텐션/리버스 하이퍼 익스텐션
하이퍼 익스텐션은 상체의 고립을 유지한 채로 움직이는 것이 관건이며, 허리환자들에게 안 좋은 운동으로 소개되기도 한다. 하지만, 통증이 심하지 않은 구간까지만 움직인다면 좋은 운동이 될 수 있다. 이것이 책으로 운동을 배울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원래의 포지션으로 움직이지 말고, 단계를 나누어 세미 포지션을 만들어 점차적으로 가동범위를 늘려나가야 한다. 리버스 하이퍼 익스텐션도 마찬가지다. 운동 종목을 이미지 검색해보면 많은 동작들을 포털에서 찾을 수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하이퍼 익스텐션
2) 데드리프트 (루마니안식)
꼭 무게를 들지 않고 해도 상관없다. 아래 그림의 화살표처럼 세미 포지션을 만들고 고립된 상태에서 각도를 만들어 움직이면 된다. 내려갈 때 둔근과 햄스트링에 집중하여 천천히 내려가고, 다시 설 때는 척추기립근 하부에 집중하며 내려갈 때보다 빠르게 올라온다. 그리고 호흡을 내쉬면 된다. 통증이 심할 때는 전체적으로 속도를 느리게 하는 것이 좋다.
데드리프트 / 출처 : 당신의 운동은 몸개그였다
3) 파워 레그 프레스
레그 프레스에 경사를 만들어 놓은 기구를 파워 레그 프레스라고 한다. 스탠스가 중요하다. 발판 위쪽에 발을 위치시키고, 발의 간격은 어깨넓이보다 약간 넓게 한다. 그래야 허벅지 하부보다 엉덩이 근육과 내전근에 힘이 들어간다. 단, 허리에 통증이 느껴질 때는 하지 않는 것이 좋으며, 통증이 없을 때 주로 둔근의 발달을 위해 수행하면 좋다.
레그프레스 / 출처 : 당신의 운동은 몸개그였다
4) 스쿼트
가장 흔하게 따라 하는 운동 중에 하나이지만, 자세가 매우 어려운 운동이다. 제대로 배우지 않으면 수행하지 않는 것이 좋다. 스탠스는 레그 프레스와 동일한 스탠스로 하고, 상체는 허리가 굽지 않은 상태에서 최대한 편하게 숙이면 된다. 허리 통증이 심하다면, 무엇인가 고정되어 있는 것을 잡고 수행하는 것이 좋다.
스쿼트 / 출처 : 당신의 운동은 몸개그였다
능형근
5) 렛 풀다운 비하인드 넥 그립
보통 렛 풀다운은 광배근을 만들기 위한 운동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비하인드 넥 그립을 고개를 똑바로 들고 내릴 수 있다면 능형근 발달에 상당한 도움을 주며, 전체적인 고립도를 높일 수 있는 운동이다. 바는 양쪽 귀의 위치까지만 내리고, 내린 후 호흡을 내쉬면 된다. 바를 놓을 때는 천천히, 당길 때는 빠르게 실시해 준다. 집에서 해 줄 때는 밴드를 사용하여 매달고 할 수 있으며, 여의치 않으면, 수건 끝을 맞잡고 등을 쪼여주는 동작을 해 주면 된다.
렛풀다운 비하인드넥 그립 옆모습
렛풀다운 비하인드넥 그립
소흉근
6) 푸시업
푸시업을 팔이나 어깨 운동으로 알고 수행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푸시업은 가슴 근육을 발달시키는 운동이다. 가슴에 근육 베이스가 없다면, 아래와 같이 무릎을 꿇거나 배를 깔고 시도해서 조금씩 난이도를 높이면 된다. 상체의 고립이 중요하며, 밀고 나서 호흡을 내쉰다. 내려갈 때는 천천히 올라갈 때는 빠르게 실시한다.
푸시업 / 출처 : 당신의 운동은 몸개그였다
7) 체스트 플라이
가슴 근육의 베이스가 만들어진 상태에서 실시하는 것이 좋으며, 그림처럼 누워서 할 수도 있고, 머신에서 실시해도 좋다. 중요한 것은 상체의 고립과 손을 모을 때 소흉근을 쥐어짜줄 수 있어야 한다. 초보자의 경우엔 상체 고립한 상태에서 서서 항아리를 안는다고 생각하고 양쪽 손을 모아주는 동작만 해주어도 기초 근육을 만들 수 있다.
체스트플라이 / 출처 : 웨이트트레이닝 가이드
위 7가지 운동만 꾸준히 해도, 디스크는 완치될 수 있다. 하지만, 정확한 자세, 호흡, 템포를 가지고 운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운 것이다. 그래서 제대로 배우고 시작하기를 권고한다. 또한 고립을 통한 자세를 실현할 때, 통증이 심하지 않은 가동범위까지만 움직여 주어야 한다. 하지만 어디까지가 심한 것인지 개인이 판단해 내기가 쉽지 않은 것이 함정이다. 재활 경험이 많은 트레이너들은 그 한계 가동범위를 잘 찾아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더 심한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디스크도 우리 몸의 구조물이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인다면, 왜 통증이 생겼는지, 통증을 어떻게 케어할 수 있는지, 다시 통증을 만들지 않으려면 어떤 실천이 필요한지 누구나 알 수 있다. 그래서 처음엔 제대로 된 근력운동을 배울 것을 권한다. 배움을 통해 제대로 알게 되면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들의 건강도 아울러 케어할 수 있다. 평생 이끌고 다녀야 할 자신의 몸이고, 이끌려 다녀야 할 몸이기도 하다. 당신이 가지고 있는 어떤 소중한 것과 비교해도 바꿀 수 없는 당신의 몸이다. 통증이라는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지 말고, 허리 통증이 생기면 반드시 운동전문가를 찾아 나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