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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ttagirl Nov 01. 2020

비기너스 럭: 골프 1학년에 찾아오는 행운



이름 모를 신인이 혜성처럼 등장해서 몇백만 부가 팔리는 소설을 쓴다, 혹은 주식투자에 경험이 전무한 사람이 난생 처음 한 투자에서 30억을 번다, 는 식의 다른 사람 아닌 바로 내 이야기였으면 하는 이야기들. 이런 소식을 접할 때 우리는 종종 그것을 비기너스 럭 beginner's luck 혹은 초심자의 행운이라 정의합니다. 꼭 엄청난 성공과 결부된 거창한 사건이 아니어도 각자의 개인사에서 소소한 첫번째 행운들은 가끔씩 우리를 찾아옵니다. 제 경우로 말하면, 고등학교 시절 처음 볼링을 친 날 250이라는 점수를 받고 진로 수정을 심각하게 고민해 보던 어느 밤? 뭐, 그런 소소하지만 짜릿했던 순간들 말입니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초심자에게 행운이 따르는 이유는 크게 다음의 다섯가지 정도라고 합니다.

게임에 대한 심리적 압박으로 부터의 자유로움.

주어진 상황에서 하기 마련인 관습적 행동을 따르지 않는 예측 불가능성으로 상대방에게 혼선을 야기할 수 있음(카드나 체스등 상대방과 경쟁하는 게임의 경우).

전문가들의 착시(매순간의 승패에 있어 더 나은 운을 가진 사람이 결국 최종적으로 전문가의 경지에까지 이르게 되는 것이므로, 결국 어느 분야의 전문가들이란 자신의 경험을 거울 삼아 초심자의 행운을 믿을 수 밖에 없다는 것).

초심자가 가진 상대적으로 다양한 옵션(초심자의 경우 전문가들이 제외하는 무수한 옵션들도 고려하며, 때때로 그 중 하나가 전문가들의 평범하고 안전한 옵션보다 훨씬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하고, 가용성 휴리스틱에 의해 이런 경우가 기억에 잘 남는다는 것).  

확증 편향(초보자들이 못하는 것은 당연시 여겨져 금방 잊히고, 잘하는 경우에는 강력한 인상을 남기며 기억된다는 것).

[출처: 위키피디아 https://en.wikipedia.org/wiki/Beginner%27s_luck ]


이에 더해, 초심자는 해당분야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으므로, 생각보다는 느낌에 더 의존하고, 사고하는 대신 본능과 직관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는 것에도 그 원인이 있을 수 있습니다. (골프에서 직관을 사용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뒤에서 따로 다루었습니다. [참조 : https://brunch.co.kr/@atttagirl/30 ])


문제는, 슬롯머신의 잭팟은 여호와증인이나 보험영업 사원과는 달라, 어지간해서는 두번 찾아오는 일이 없다는 것입니다. 시작하는 사람 beginner은 시도가 거듭되면 더 이상은 시작하는 자가 아니며, 한때 그가 누렸던 초심자의 행운의 자리 또한 다른 초심자에게 내주어야 합니다. 그동안 쏠쏠한 기쁨이던, 이상치 outlier에 가깝던 행운도 정규분포 곡선을 따라 조금씩 혹은 급격히 제자리를 찾아가겠죠.


그래서일까요? 소설가 파울로 코엘료는 말합니다. "무언가를 찾아나서는 도전은 언제나 초심자의 행운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반드시 가혹한 시험으로 끝을 맺는다(파울로 코엘료, 최정수 역, 연금술사, 문학동네, 2001)"고요. 우리가 아직 준비가 덜된 아역배우의 화려한 등장에 대해 다같이 걱정하는 것은, 준비가 채 되지 않은 그의 앞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는 그 시험대의 엄혹함을 우리 모두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기 때문이겠죠?



그렇다면,  라운딩에서 홀인원의 쾌거를 거둔, 그러면서도 그것의 의미를 알지 못하는, 그래서 골프  쳤을 법한 옆의 남편에게 더더욱 좌절감을 유발하고 있는,  만화  행운의 부인은, 과연 어떤 다음 홀을, 혹은 어떤 다음 라운딩을 맞이하게 될까요? 모르긴 몰라도 롤러코스터의 손잡이를  붙들어야할 운명이란  만큼은 분명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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