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블록에서 1세트로, 1세트에서 2세트로.
집중은 어렵습니다. 뇌는 우리가 집중하는 것을 싫어합니다. 뇌 입장에서도 힘든 일이기 때문입니다. 마치 고된 운동이나 노동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엄청난 강도의 운동이나 중노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하고 싶으시겠습니까? 뇌가 보기에는 우리가 집중하는 것도 이와 같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집중을 넘어 몰입의 단계에 들어가면 말 그대로 ‘무아’의 상태가 됩니다. 그때는 뇌도 몰입을 즐깁니다. 문제는 모든 것을 몰입할 수 없다는 데 있습니다.
한번 떠올려 보십시오. 언제 제대로 몰입하셨습니까? 시간이 흐른 줄도 모른 채 무언가에 푹 빠져 있었던 순간 말입니다.
특히 몰입, 아니 집중조차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우리가 집중해야 할 일이 대부분 재미없는 과제라는 점입니다. 회사에서 맡은 업무, 시험을 위한 공부 등. 이런 것은 하고 싶지 않지만 해야 하는 일이지요. 반대로 내가 좋아하는 만화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는 것이라면 집중은 어렵지 않습니다. 진짜 어려운 것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집중해서 몰입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손흥민 선수를 보겠습니다. 이제는 세계적인 축구선수가 된 그는 7살 때부터 축구를 시작했습니다. 아버지 손정웅 씨는 친아버지가 맞나 싶을 정도로 혹독하게 훈련을 시켰습니다. 아무리 축구를 좋아했다 해도 하기 싫은 날이 많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뛰어난 선수가 되겠다는 일념, 그리고 아버지의 열정을 보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꾸준히 연습했습니다.
특히 15살까지는 아버지의 철학에 따라 오직 기본기만 반복했습니다. 이런 연습이 몸에 배고, 강도가 높아지고, 결국 실력이 커졌습니다. 단순히 축구를 좋아하던 소년을 세계적인 선수로 만든 것입니다.
집중도 이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블록 플래너를 만드는 일이 정말 행복합니다. 제 생각에 공감해 주시는 분들이 있고, 도움을 드릴 수 있는 방법을 나누고 싶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고통이기도 합니다. 이 글을 쓰는 데만도 며칠이 걸렸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도 집중이 이 정도로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한다면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하지만 신기한 점은, 일단 시작하면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외부의 생각을 차단하고 글을 쓰거나 블록을 시작하면 결국 이어집니다.
블록 플래너를 처음 쓸 때는 1블록, 즉 25분 집중 + 5분 휴식을 목표로 했습니다. 꾸준히 하다 보니 1블록이 습관이 되었고, 이후에는 2블록을 연속으로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25분만 지나면 집중력이 급격히 떨어졌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2블록 연속 집중이 가능해졌습니다. 그리고 2블록을 넘기니 3블록 연속 집중은 생각보다 금방 할 수 있었습니다.
2011년 한 해 동안 저는 보통 **1세트(3블록 집중 + 1블록 휴식, 약 2시간)**를 기본 사이클로 삼았습니다. 이렇게 생활하다 보니 시간 관점도 2시간 단위로 나누는 것이 습관이 되었습니다.
꾸준히 연습하다 보니 점차 집중 시간이 늘어났습니다. 지금은 **2세트(약 3시간)**까지 집중할 수 있습니다. 물론 중간에 짧은 휴식은 포함됩니다. 3시간 내내 앉아 있는 것은 쉽지 않지만, 중요한 것은 연습입니다.
계속하다 보면 점차 늘어나고, 저는 지금은 2시간 30분 정도까지는 연속 집중이 가능합니다. 그렇게 되면 남은 시간은 집중 선물처럼 얻는 것이 됩니다. 시간을 번 셈이지요.
그리고 이렇게 집중 성과를 늘려갈때의 기쁨은 무엇과도 비교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경험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집중력을 키우는 연습을 하고, 집중력이 주는 행복을 느끼는 거예요. 그렇게 자신만의 집중 스팟을 찾아가길 바랄게요! 같이해요!! �